외국희곡

이문울 '연청이 동락원에서 물고기를 가지고 내기를 하다'

clint 2022. 8. 6. 09:32

 

 

<연청이 동락원에서 물고기를 가지고 내기를 하다> 이문울의 작품이다. 대부분의 원잡극 작가와 마찬가지로 이문울에 대한 자료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연청(燕靑)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연청은 양산박의 일곱 호랑이가 동대를 어지럽히다에서도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연청은 이규와는 좀 다른 성격의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규가 정의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호걸의 전형이라면, 연청은 끝까지 주인에게 충성하는 신하의 모습에 가깝기 때문이다. 동락원에서 연청이 물고기를 가지고 내기를 하다에서 연청은 단지 휴가 기간을 어겼다는 이유로 송강에게 매를 맞아 실명하지만, 조금도 반항의 기색을 비치지 않는다. 실명한 눈을 치료하기 위해서 하산한 이후에도 연청은 갖은 고난을 다 겪게 되지만, 은인을 만나고 또 그 은인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이야기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1절에서 연청은 양산박의 규율을 어긴 탓으로 벌을 받다가 실명한다. 이후 실명한 눈의 치료를 위해 하산하지만, 치료도 하지 못하고 돈마저 떨어져 여관에서 내쫓기는 신세가 된다. 연청은 길을 가다 우연히 연순(燕順)을 만나고, 연순의 침술로 눈을 고치게 된다.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는다. 2절에서 청명절에 연청은 동락원에서 연화(燕和)와 싱싱한 물고기를 걸고 도박을 한다. 도박에서 연화가 이기자, 연청은 물고기를 돌려줄 것을 청한다. 연화의 처 왕납매(王臘梅)가 반대하지만 연순은 연청에게 물고기를 돌려주고 의형제를 맺는다. 3절에서 의형제를 맺은 연청과 연화는 중추절을 맞이하여 왕납매의 권유로 술을 마시며 즐긴다. 연청이 잠시 술을 깨러 정자에 갔다가 왕납매와 양아내가 몰래 정을 통하는 것을 목격한다. 연청은 이 사실을 연화에게 급히 알리고 두 사람을 잡으려 하지만, 양아내는 이미 도망간 후다. 양아내는 오히려 무고하게 사람을 죽이려 했다는 이유로 연청과 연화를 사형수 감옥에 가둔다. 4절에서 연청과 연화는 탈옥에 성공한다. 그러나 연화는 다시 양아내에게 붙잡히고, 연청과 연순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연청은 양아내와 왕납매를 잡아서 양산박에 오르고, 송강의 처분대로 꽃 과녁 나무 아래에서 매달아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