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라 고문수의 작품이다. 동평 출신 고문수는 동시대 작가 강진지와 더불어 희곡 『수호전』의 대표적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양산박이 위치한 동평 지역은 문화 ·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잡극이 처음 유행한 지역으로 제기될 만큼 원잡극이 크게 발전하였던 곳이다. 따라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던 양산박 이야기가 북방의 희곡 양식인 잡극으로 상연되어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동평 출신의 고문수가 원대 가장 많은 수의 희곡 『수호전』을 창작하였고, 작자미상의 「처와 첩이 모두 감옥으로 들어가다」, 「노지심이 황화욕에서 경치를 감상하다」, 명(明) 전기 작품 「왕왜호가 동평부에서 큰 소란을 피우다」 등은 모두 직접적으로 동평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의 주인공은 흑선풍 이규다. (현존하는 희곡 『수호전』의 반 이상에서 이규는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당시 극작가와 배우 모두가 특별히 좋아했던 인물로 보인다. 외모는 거칠지만 속마음은 순박하고 정의로운 호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야기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제1절, 즉 제1장에서 이규는 송강의 의형 제 손공목과 부인 곽념아를 태안주(泰安州)까지 경호하는 임무를 맡는다. 설자에서 이규는 곽념아가 정숙하지 못한 부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후 이규가 손공목을 도와 태안주에 방을 구하러 간 사이 화로점에서 쉬던 곽념아는 미리 약속한 대로 백아내와 함께 도망간다. 제2절에서 손목은 백아내가 곽념이를 유괴하였다고 믿고, 이규는 백아내를 잡으러 간다. 한편 손공목은 관가에 고발하러 가는데, 이미 상황을 예견한 백아내에게 잡혀 오히려 사형수 감옥에 갇힌다. 제3절에서 이규는 시골뜨기로 분장하고, 미리 준비한 몽혼 약(藥)이 들어간 양고기 덮밥을 간수에게 먹여 손목을 구한다. 제4절에서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이규가 하인으로 분장하여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곽념아와 백아내의 목을 칼로 벤다. 이규는 두목을 가지고 "양산의 송강 형님 앞에 목을 바치러 간다.” 양산박에 오른 이규는 송강에게 이미 두 간부를 죽였음을 보고하고, 하늘을 대신하여 도를 행하였다는 칭송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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