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제목 그대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가 마주보고 있는 화개장터. 셰익스피어 원작의 희곡 중에서 가장 강렬한 운명적인 사랑의 비극을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을 우리 고유의 연극로 풀어 연극적인 재미와 해학을 더한 것이다. 동서화합의 의미를 반추해 보기 위해 만들고 있는 이 연극은 경상도 총각 「노미오」와 전라도 처녀 「주리애」가 만나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누는 사랑을 주된 테마로 한다.
하동의 노진사 집안과 구례의 주진사 집안은 이 고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실력자이면서 사사건건 부딪히는 앙숙. 주진사 댁에서 남사당 공연이 있던 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노미오와 주리애는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리에 스님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린다. 한편 주리애는 신부자에게 시집가라는 명령을 받고 노미오는 싸움 끝에 주진사의 조카 주태선을 죽여 제주도로 유배된다. 아버지의 명령을 거부한 채 주리애는 자살 소동을 벌이고 이를 진짜로 믿은 노미오는 동반자살을 시도한다. 두 사람의 죽음으로 주진사와 노진사는 화해하고 씻김굿으로 해원 상생을 다짐한다.
번안 작품이기에 밀양백중놀이, 동래학춤, 삼천포농악, 진도씻김굿, 판소리 춘향가, 호남 농악가 등 영호남의 전통 민속놀이가 무대 가득히 펼쳐지며 각 지방의 생생한 토종 사투리가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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