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미래파 희곡
작/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
역/ 오세준
막이 오른다.
에이프런, 무대, 객석이 어둡다.
어둠 속에 정적이 흐른다.
누군가가 불(켜)! 라고 소리지를 때까지.
(아직도 어둡다)
그러다가 두 명의 관객이 소리 지른다.
두 명 : 불(켜)! 불(켜)!
(그래도 어둡다)
그러자, 네 명이, 나중에는 더 이상 참지 못하는 고함 소리가 확대되고 퍼져나간다.
그래서 극장의 절반이 소리를 지른다.
절반 : 불, 불, 부우우울(켜)!
전 극장 : 부우우우울 (켜)!
갑자기 에이프런, 무대, 객석 등 모든 곳에 불이 들어온다.
몇 분간의 불타오르는 공포.
막이 내린다.
그러자 모든 것이 명확해진다.
막.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Filippo Tommaso Marinetti(1876-1944)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태생의 이탈리아인으로 소르본 대학에서 수학한 후 1899년 제노바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893년 파리에 오면서 아방가르드 문학에 관심이 생겼고 상징주의에 반대하여 ‘본연주의적naturiste’ 움직임에 동참했다. 1912년 무렵까지 거의 프랑스어로만 시를 썼다. 마리네티는 1905년 밀라노에 거점을 둔 문학잡지 《포에시아 Poesia》를 창간했는데, 이 문학지는 예술의 자유, 형식의 혁신, 전통의 거부를 표방했다.
마리네티는 이 잡지에 시를 발표했는데, 특히 <속도의 신>과 <자동차에 바침>(1905)에서는 자동차로 대표되는 속도에 중독되고 현대적인 것을 찬양하는 미래주의의 주요한 특징을 예고했다. 미래주의는 1909년 2월 20일《르 피가로Le figaro》지에 마리네티가 작성한 ‘미래주의 선언Manifestede Futurisme’이 게재됨으로써 출범했다. 미래주의 예술가들은《르 피가로》지를 수백 장 구입하여 이탈리아에 있는 예술가들에게 일일이 발송했다. 격렬한 무정부주의적 어조의 이 선언문은 매우 선동적인 언어로 새로운 문학 및 사회운동의 탄생을 알렸으며, 젊은이들에게 미래주의의 기치 아래 모일 것을 호소했다. 폭력과 투쟁이 만연한 이 선언문의 전반적인 어조 “아름다움은 오직 투쟁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니체의 영향을 크게 반영하고 있으며, 후에 그 영향은 단절되지만 움베르토 보초니Umberto Boccioni (1882~1916)와 다른 젊은 미래주의자들은 니체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마리네티는 사상의 지휘자였으며, 그의 현대성에 대한 찬미는 당시 이탈리아에서 즉각적인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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