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명희 '아내의 외출'

clint 2022. 1. 1. 17:19

 

 

 

일요일 오후, 남편은 오늘 회사 핑계로 나갔다가 들어온다.

그리곤 점심을 못 먹었다고 차려달란다.

아내는 매일 회사에서 늦게 퇴근하거나 술 마시고 늦으면서 남편 얼굴 보기 함들 정도인데

오늘은 부부싸움이라도 하겠다는 듯 남편에게 강하게 대든다.

혼자 먹는 식사가 처량해 아내도 점심을 안 먹었지만 그런 아내에게 미안해선지

점심을 안 먹겠다고 한다. 그리곤 저녁 때 회사 과장네 집들이가 있어 가야한다고 한다.

아내는 남편의 결혼 전 애인이었던 미수 얘기를 꺼내고 불현 듯 집을 나간다.

남편은 달랠 새도 없이 아내가 나가자 자신의 상상으로 미수를 불러들인다.

오늘 오전도 그녀를 만났던 거였기에 아내의 입에서 미수란 얘기가 나왔을 때 뜨끔했던 것이다.

미수는 7년 전 헤어진 여자였고 얼마 전부터 고급술집의 호스티스로 일해서 그동안 자주 만났고

지금 그녀를 상상 속에서 불러내 밀애를 하고 싶은 것이다.

미수는 아내의 입장에서 얘기를 한다.

그러자 상훈은 자신이 회사에서나 집에서 스트레스받을 때 달래주는 역할을 해야지

아내 편을 든다고 투덜대고, 그냥 애인으로 있기를 원한다.

그리고 미수가 사라지자 아내가 돌아온다.

아이쇼핑을 하고 차 한잔 마시니 안정됐다고 한다.

그리고 사온 맥주를 같이 마신다.

부부는 조만간 휴일에 여행가기로 약속하며 막이 내린다.

 

 

 

최명희((崔明姬) 작가는 경기여고와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출신으로 1980 '현대문학'을 통해 희곡 <미소 짓는 꿈>으로 등단했다. <길몽> <안개의 성> <반가워라 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네(허난설헌)> 그 외 다수 작품을 발표 공연한 1세대 희곡작가다. 희곡집 <내사랑 외디프스> 번역희곡 <정적과 어둠사이>, 2012년 극작으로 올빛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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