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조인란 '잃어버린 사람들'

clint 2015. 11. 8. 17:41

 

 

 

중앙일보 1991년 신춘문예 당선작


해마다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는 가운데 희곡작가 지망생들의 의욕도 만만치 않다. 금년에도 예년 정도의 응모작이 들어와 엄선한 결과 최종까지 『텅 비인』(김용심) 『할머니의 단식』(김성수) 『하행열차』 『잃어버린 사람들』(조인란) 등 4편이 남게 되었다.
그런데 김용심의 『텅 비인』은 특이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개연성이 없었는데 그렇게 된 까닭은 작자가 삶 자체에서 무엇을 제시하기 보다는 말하고 싶은 의도가 앞선 때문이다. 현대인의 맹목적 욕망을 풍자하려는 생각은 좋지만 작위적인 것은 곤란하다. 『할머니의 단식』은 처음이 괜찮았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안이했다. 8순 노인이 단식한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충격적이고 신선한가.
단막극으로서 비교적 잘 짜였고 또 상징과 은유가 돋보인 『하행열차』는 작가의 윤리성에 문제가 있어 아깝게 탈락되었다. 결국 조인란의 『잃어버린 사람들』이 당선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소재·구성·언어 등에서 기성작가를 능가할만했다. 즉 현대인의 정신적 황폐를 병원이라는 특정 장소에 놓고 연령층도 여러 가지로 배열하여 매우 밀도 있게 전개한 것이다.
이 작품은 우선 언어구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문학적 바탕이 탄탄함을 보여준다. 다음으로는 연극적 기교가 지나치리만큼 빼어나 오히려 역작용을 할 정도다. 다만 결점이 있다면 해결부분인바 드라마라는 것은 의문의 제기이지 해답이 아니란 사실을 작가는 알아야 할 것 같다.


- 심사위원 이근삼· 유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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