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극작가를 희망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희곡의 핵심이 구성에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응모작들의 공통적 결함이 구성의 취약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많은 응모작품들 중에서 본선을 거쳐 최종까지 남은 것은 「절망의 열차」(이환경 작) 「극작가」 (강환식 작) 「덕석」(유현숙 작) 「뚜뚜, 뚜루뚜」(심연숙 작) 등 4편이었는데, 이들 모두가 구성상의 결함을 지녔던 것이다.
가령 현대인의 좌절·고독·기다림의 인재를 다룬 「절망의 열차」만 하더라도 문물의 성격이 살지 못함으로써 작위적 넋두리가 되었다.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몫을 하는 여인이 불쑥 나타났다가 극적인 계기도 만들어 놓치 못하고 사라지는 것은 하나의 예이다. 그리고 「극작가」의 경우는 마지막 장면의 대역전으로 연극적 묘미를 던져 주지만 그때까지의 과정이 너무 통속적이고 개연성이 약하다. 결국 「덕석」과 「뚜뚜, 뚜루뚜」가 경합을 벌이기 되었는데 둘 다 당선작 대상으로서는 흡족하지 않았다.
우선 「덕석」의 경우는 이데올로기 분열이 남긴 상흔을 차분하게 다루었다는데서 살만했으나 너무 상식적인 접근과 단조로운 구성이 결함으로 지적되었다.
퇴락한 창녀, 제비족, 그리고 전쟁터에서 아들을 잃은 노파 등 세 사람의 참담한 삶을 통해서 현대인의 절망과 고뇌를 묘사한 「뚜뚜, 뚜루뚜」도 이색적인 분위기극이긴 했으나 짜임새는 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끌어올린 것은 작자 심연숙의 문학적 수련과 섬세한 감수성을 높이 산 때문이다. 매우 독특한 인물설정과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심연숙은 앞으로 정진여하에 따라서 좋은 비극을 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심사위원 : 김정옥 유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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