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민정 '시간을 칠하는 사람'

clint 2021. 7. 11. 13:06

 

 

 

 

전남 도청의 철거를 앞두고 철거장비와 공사장 인부가 모여든 아침. 도청의 외벽이 부스러질 생각을 하면 견딜 수 없는 노인 김영식. 흰 붓질을 하면 아내 명심이 웃고또 한 번 붓칠을 하면 아들 혁이 웃는다. 영식은 지워야만 했고, 혁이는 그려야만 했던 시간들벽돌 한 장 한 장에 담긴 기억의 조각들을 이어 붙인다. 시간이라는 벽에 붓칠을 한다. 흰 칠로 지워야만 하는 아버지와 형형색색으로 그려야만 했던 아들의 시간은 비극적인 현대 역사 속에서 평범한 개인의 삶을 돌아보고 있다. 관객은 특수 제작된 이동형 객석에 앉아 작품의 흐름과 배우의 움직임, 이야기를 따라 극장 안을 여행하듯 이동하면서 관람한다.

 

 

 

 

1930년 건축가 김순하의 설계로 지어지고, 미군정 시대인 1946년 흰색으로 도색되며, 2005년 무안으로 이전되는 등 전남도청과 관련된 역사를 전남도청 건물의 칠장이었던 주인공 노인의 기억을 통해 훑어본다. 시간이라는 벽에 붓칠을 한다. 이를 통해 비극적인 근현대 역사 속의 한 개인의 삶을 돌아보며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낸다.

 

 

 

 

작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무대미술과 교수인 연출가 윤시중이 연출과 무대 디자인을 총괄했다. 윤시중 연출가는 "40년이 되도록 아픈 역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옛 전남도청을 배경으로 평범하지만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다""5·18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도 공연이 끝난 뒤엔 그날의 아픔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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