劇이면서 놀이 - 놀이극 -
연극 자체를 놀이 개념으로 본 "걸떡쇠 타령" 은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한국 고전 "배비장전"을 TEXT로 하였으나 그 형식과 줄거리를 하나로 규정시키지 않고
연기자와 구경꾼이 같이 너스레를 주고받는 가운데 즉흥적으로
극의 전개가 이루어지는 흥건한 놀이판이다.
연희 자들은 리듬악기와 춤과 소리로 연기를 하는데 수시로 자기의 역에서 빠져나와
극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양반과 상놈,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입장을 대변하며
구경꾼에게 많은 역할을 맡겨 자연스럽게 놀이판에 끌어들여
연희자와 구경꾼의 구별을 없이한다. 이와 같이 구경꾼들을 놀이판으로 끌어들임으로서
배우와 관객사이의 일체감을 가져보려는 이 놀이 극은 구경꾼에 따라서
극의 전개나 상황이 그때그때 바뀔 수 있는 우발적인 현장성과 축제성이 강조된 놀이 극이다.
그리하여 일반적인 의미로서의 연극 서양극의 한계를 벗긴 놀이 극이다.
〈걸떡쇠타령〉은 우리나라 고전 《배비장전》이 텍스트인데 연기자와 구경꾼이 같이 너스레를 주고받는 가운데 즉흥적으로 극의 전개가 이루어지도록 꾸민 놀이극이다. 이날 저녁 공연의 경우 주인공 걸떡쇠와 기생애랑의 포옹장면이 시작되자 차마 듣기 민망한 너스레가 펼쳐졌다. 극중 변사인 무당이“이 장면에서 진행이 없단 말이야? 그것 보러 왔는데 맞죠??라고 관객에게 동의를 구하자 관객측에서는 몇 명이?? 솔직히 말해서 그런 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라고 응수했다. 이어 마치 비디오 테이프를 뒤로 되감아 풀듯 포옹장면을 다시 연기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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