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호프만스탈 '아라벨라'

clint 2020. 4. 28. 19:33

 

 

  “이 세상에 나와 꼭 맞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느 날인가 내 앞에 서게 될 거야. 그가 나를 바라보고 나도 그를 바라보며, 그때는 의심도 사라지고 의문도 풀릴 거야. 그리고 나는 행복에 젖어 어린아이처럼 순종하게 될 거야.”(1막, 아라벨라의 대사)

호프만스탈(1874∼1929)의 <아라벨라>는 ‘서정적 희극’이라는 부제가 붙은 아름다운 작품이다.

 

 

줄거리  

1: 빈에 위치한 화려한 호텔 방의 거실

한 점쟁이가 아델라이데의 손금을 보며 점을 치고 있다. 그녀의 남편 발트너 백작은 빈집털이가 되어 이제 길거리로 나앉을 처지였다. 아름다운 아라벨라의 구혼에 혹 방해가 될까하여 둘째 딸 츠덴카는 남장을 시켜놓았다. 츠덴카가 혼자 있는 방으로, 마테오가 등장한다. 그는 광적으로 아라벨라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아라벨라는 냉정하게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 그녀의 편지를 받고 풍선처럼 마음이 부풀어 달려온 것이다. 남동생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 츠덴카가 그를 위로하면서 아라벨라를 위해 그가 가져온 장미를 병에 꽂는다. 그러나 마테오가 나가자, 츠덴카는 그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노래한다. 사실 그가 받은 편지는 츠덴카가 쓰고는 아라벨라로 사인하여 보낸 것이었다.

아라벨라가 등장하여, 두 자매는 2중창을 부른다. 아라벨라는 대단한 매력의 낯선 남자가 이 호텔에 왔다고 전하면서, 자기는 그에게 흠뻑 빠져 그가 신비스럽게만 보인다고 말한다. 그리고 츠덴카더러 이제는 여장을 하고 그녀 또한 남편감을 구해보라고 권한다. 아라벨라는 자기 동생이 열렬히 마테오의 사랑을 호소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발트너 백작이 등장한다. 그는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했으므로 몹시 돈이 긴요한 형편이었다. 일찍이 부자인 친구에게 구원을 청하는 서신을 띄웠는데 그는 그만 타계하고 없었다. 그래서 대신 그의 조카인 젊은 만드리카가 오게 되었다. 바로 만드리카가 아라벨라가 말한 낯선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가 백작에게 말하기를, 자신은 백작이 편지 속에 동봉한 따님 아라벨라의 사진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는 것, 기꺼이 2천 플로린을 드릴 테니 두 따님을 초대하게 해 달라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그의 탄탄한 체력에 백작은 재회를 약속한다.

 

 

 

 

2: 화려하게 꾸며진 무도회장

마부들의 춤이 진행되고 있다. 아라벨라와 만드리카는 무도회 내내 줄곧 붙어 있다. 그들의 눈길은 오직 서로를 응시할 뿐으로, 뜨거운 노래를 부른 후 그들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아라벨라는 그에게 소녀 시절을 마감하기 전에 좀더 즐거운 밤을 만끽할 수 없겠느냐고 묻는다. 만드리카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며, 다른 사람들과의 춤을 허락한다. 종소리에 맞춰 마부 복장을 한 사람들이 흥겹게 왈츠를 춘다. 아라벨라는 구혼자들과 최후의 왈츠를 추고 있다. 만드리카는 고급 샴페인을 저녁 식사에 주문한다. 자신과 아라벨라의 약혼을 축하해 주는 하객들을 위해서이다. 한편 마테오가 들어오면서 아라벨라가 자기에게는 말조차 붙이지 않는다며 츠덴카에게 불평을 늘어놓는다. 츠덴카는 그를 위로하며 짐짓 언니의 편지인 양 속에 아라벨라의 방 열쇠가 들어있는 편지를 전해준다. 만드리카가 이 말을 엿듣고는, 질투심과 배반감으로 몹시 격앙한다. 더욱이 아라벨라의 행방을 묻는 밀리 말에 그녀가 없어졌음을 눈치 챈다. 그는 분명히 마테오와 밀회를 즐기려고 한다는 사실을 확신한다. 만드리카는 샴페인을 마구 마셔대며 밀리를 난폭스럽게 껴안는다. 이 모습에 아라벨라의 부모는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를 빈정대듯이 바라본다. 그녀의 어머니가 딸 아이는 호텔에 갔다며 행방을 알려주나, 만드리카는 아까 아라벨라의 '처녀와 이별하는 밤'이라는 말이 자꾸 걸려 냉소적으로 대할 뿐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부모가 그에게 함께 호텔로 가서 진위를 가려 보자고 제의한다.

 

 

 

3: 호텔의 로비

무도회장에서 돌아온 아라벨라가 사랑을 꿈꾸듯이 한다. 이때 마테오가 아라벨라의 방쪽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자신의 눈을 의심한. 불과 몇 분 전에 그녀는 자기의 품속에 있었는데, 어느새 여기에 또 와 있다니? 그는 아라벨라에게 다시 키스해줄 수 없겠느냐고 말한다.

아라벨라는 얼굴을 붉히며 그가 정신이 한참 나갔다고 생각한다. 마테오가 그녀를 억지로 포옹하려고 할 때, 만드리카와 부모들이 들이닥친다. 만드리카는 즉시 하인을 시켜 자기의 칼을 가져오라고 불호령을 내린다. 시계가 11시를 알리고, 잠옷 차림의 츠덴카가 황급히 달려 들어온다. 그녀는 사건의 전말을 고백하여 이 일촉즉발의 위기를 모면케 한다.

마테오는 그녀를 포옹하며 청혼한다. 오해가 풀린 만드리카는 아라벨라에게 자기 나라의 결혼 관습을 상세히 설명하며, 한 쌍의 부부가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돈독히 할 때는 찬물 한 컵을 마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에게 사랑을 확인시켜주듯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