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제스 보거슨, 아담 롱, 다니엘 싱어 공동 작 '셰익스피어 완결판'

clint 2020. 2. 4. 13:32

 

 

 

 

 

 

맥베스, 오텔로, 리어 왕,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셰익스피어가 남긴 총 37편 희곡을 압축해 보여주는 작품이란다.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은 한계를 모르는 탐욕으로 인해 푸른 바다를 진홍빛으로 물들이고, 어찌 보면 가장 보편적으로 겪는 성격적인 결함인 자만심으로 인해 울부짖는 리어 왕의 자책과 분노, 질투로 인해 파멸해가는 오셀로의 비극... 그리고 고통과 고뇌로 가득한 현실에 분노하여 사랑까지도 미뤄두는 햄릿의 독백. 원수의 가문이지만 사랑하는 두 남녀의 죽음, 로미오와 줄리엣까지...  

세 명의 배우들을 통해서 재미있게, 셰익스피어의 여러 명작을 재구성해 공연한다.

 

초반에는 배우들이 왜 셰익스피어의 책을 성서처럼 들고 나와 이 난장을 펼치는 것일까 궁금했다. 일단 그들은 셰익스피어라는 굳건한 텍스트를 놓고 싹뚝싹뚝 지루한 건 자르고, 싹뚝싹뚝 심오한 것도 잘라낸다. 갈아치울 것은 싹 갈아치우고, 해체할 때 그것의 의미가 여의치 않다싶으면 다른 종의 의족(義足)이라고 갖다 붙이는 용감함을 보인다. 젊은 층이 많을수록, 연극의 규칙이나 오랜 관습에 익숙한 관객일수록 이 색다른 스타일과 다소 파괴적인 해체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질서를 기대하게 된다.

 

 

 

 

영국 연극에 한국 상황이 나오고 힙합이 느닷없이 나오거나, 럭비 선수를 통한 왕관 탈취 장면이 등장하고, 라면 냄비가 왕관이었다가 술잔이 되는 것 등등 하지만, 아쉬움과 몇 개의 질문이 남았다. 세 명의 배우들은 연극의 많은 부분을 가면을 쓰고 바쁘게 연기했다. 빠른 전개에 가면착용과 오브제가 왜 그토록 많이 필요했을까? 가면을 쓸수록 셰익스피어는 잘 보이지 않고, 작품 셰익스피어 겉 내용만 속절없이 털린다.

프로이드를 무리하게 끌고 나온 것도 이 한계를 알기 때문이지도 모른다. 글자의 쉼표와 마침표를 털어야 제대로 털리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인물들의 무의식과 욕망을 말하고 싶었다면, 그 장면 정도는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했다. 이드, 에고, 초자아를 다룬 <may be, may be not> 장면은 그런 의미에서 미완이지만 중요했다. 코메디와 경박함과 창조성의 경계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