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원」은 곽말약이 1942년 2월 2일부터 쓰기 시작해 불과 열흘에 완성한 역사극이다. 제나라와 연합하여 당시 최강대국이었던 진나라에 대항하자는 주장을 편 애국시인 굴원이 남후와 간신들이 진나라 사신 장의와 결탁하여 벌이는 반대와 모함에 빠져 겪게 되는 비극적인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어려운 처지에 빠진 굴원은 믿었던 제자 송옥마저 남후에게 투항해버리는 절망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 상황에서 여자 제자인 선연만이 그의 지조를 버리지 않고 스승의 곁을 지키면서 남후의 비열한 행동에 대해 비난을 퍼붓다가 그녀마저 옥에 갇혔다가 호위병사의 도움을 받아 궁정에서 도망쳐 나와 굴원을 만난다. 남후는 다시 굴원에게 사람을 보내 독주를 마시게 해서 죽이려 하지만 선연이 그것을 마시고 죽고 만다. 비분 속에서 굴원은 제사를 지내고, 한북으로 가서 계속 애국활동을 펼칠 것을 결심한다. 이 작품은 국민당과 공산당 간의 갈등이 가장 증폭된 형태로 나타났던 환남 사변이 일어난 뒤에 창작된 작품으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하여 당시의 시대 상황을 묘사하고자 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이 작품 속에서 시적 정서가 풍부한 고상한 인물로 등장한 굴원은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바탕으로 악한 자들과 싸우지만, 결국 이러한 큰 뜻을 품었던 지식인들의 운명이 그러하듯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된다. 특히 굴원의 이렇듯 비극적인 삶은 극중 단 하루 동안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개괄되어진다.
극의 기본구성은 사건이 발생한 시간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그 과정에서 감정의 내면세계가 흐르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극중에서의 시간은 단 하루 동안으로 농축되어 있다. 그렇기에 장면의 변화가 많지 않고, 갈등 충돌이 고도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폐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곽말약은 자신의 작품 속에 가무(歌舞) 장면을 많이 삽입하고 있는데, 이중 대표적인 것이 본문 2막 중에서 남후가 장의를 환송하기 위하여 대규모의 가무를 준비하는 장면과 <초혼가> 등이 그것이다. 특히 제2막의 <뢰전송(雷電訟)>은 시와 극을 융합하여 굴원의 이상과 품격을 집중적으로 체현해 내고 있으며 강렬한 서정성까지 구비하고 있다.

중국현대사에서 곽말약은 탁월한 문학가로서, 위대한 학자로서, 혁명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1892년 11월 16일에 태어난 곽말약의 본명은 개정이고 말약(末若)은 그의 필명으로서, 그의 고향 마을에 있던 강물 이름인 말수와 약수에서 따온 것이다.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교육을 중시하는 가정에서 곽말약은 별 어려움 없이 고전에 대한 소양을 쌓을 수 있었다. 1914년 1월에 그는 일본으로의 유학을 결행하였고 유학기간동안 곽말약은 전공 공부 이외에 문학 작품을 탐독하였다. 1919년 9월, 신시를 발표하기에 이르고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1921년에 귀국하게 된다. 1924년에 이르러 정치정세가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그는 다시 일본으로 건너왔다가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접하면서 조국의 혁명사업에 투신하겠다는 결심으로 1년도 채 안되어 다시 귀국하게 된다. 1927년 4. 12정변 이후 공산당원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선풍으로 1928년 1월 곽말약은 다시 일본으로 도피한다. 이후 귀국길에 오르기까지 10년간 곽말약은 중국 고대 역사에 관한 연구에 몰두한다. 귀국 후 곽말약은 각지를 떠돌면서 항일활동을 벌이다가 1938년 2월에 국민정부 군사위원회 정치부에서 문예활동을 통하여 당의 정책을 선전하는 제3청의 청장을 맡게 된다. 정치활동을 하는 와중에도 곽말약은 「호부」 「굴원」 「공작담」 등의 역사극을 발표한다. 1949년 신 중국이 성립되고 나서 곽말약은 전인대 부위원장, 정무원 부총리, 중국 과학원 원장 등의 요직을 두루 역임하였다. 바쁜 공직생활 속에서도 그는 틈틈이 역사극 등의 문학작품을 계속 발표하였고 역사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에 그는 활동범위를 좁혀 큰 화를 모면할 수 있었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새로운 시기가 도래하였지만 그의 건강은 점차 악화되어 결국 1978년 6월 12일 지병이었던 폐렴이 악화되어 파란만장한 생애를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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