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사카나카 마사오 '말(馬)'

clint 2019. 5. 14. 21:09

 

 

 

 

〈말〉은 농부 키타쯔미키찌의 가족을 중심으로 극적인 전개가 이루어진다. 그는 매우 가난한 소작농인데 재산이라고는 기르는 말 한 마리가 전부이고, 아울러 병적이라 할 정도로 말을 아끼고 사랑한다. 가족으로는 착한 아내와 아들 둘이 있다. 열심히 농사는 지으나 소작료가 비싸고 소득은 적어서 항시 지주에게 빚을 지고 사는 처지다. 장자 타깨이찌는 아버지를 도와 열심히 농사를 돕고 있으며, 차남 토쿠지로오는 수년전에 도둑질을 하다 감옥생활을 겪은 전과자로서 지금은 대부분의 시간을 가출하여 방랑하고 있다.

 

 

 

 

 

1막은 농부네 헛간에 모처럼 돌아온 차남과 아버지가 입씨름을 벌이는 데서 시작된다. 말 거간꾼이 선물과자를 사들고 찾아와 농부와 흥정한다. 그는 농부에게 망아지를 팔고 대신 말을 사가는 조건을 내세우며 되도록이면 가난한 자신에게 한 푼이라도 유리하게 거간하려 애쓴다. 농부와 아내와 장자 사이에는 말을 파는 문제로 하여 한동안 심각한 논의가 오간다. 밀린 소작료 지불 때문에 불가피하게 팔수밖에 없는 처지와 다시 지주에게 연기를 사정해 보자는 안타까움이 엇갈린다. 지주인 전직 교장 등장하면서 사태는 돌변한다. 그는 전에 소학교의 교장까지 지낸 인물로서 경작지가 많고 마을에서 유일하게 흰 회벽을 바른 커다란 곳간을 지니고 있어 주민들의 부러움과 더불어 원한을 사고 있다. 지주는 말 거간꾼에게 말이 팔릴 경우 밀린 소작료의 일부밖에 받을 수 없음을 알아차리고, 빚을 갚을 때까지 자신이 말을 데려다 기르겠다고 하면서 강제로 끌고 간다. 농부의 가족들은 간곡하게 관용을 비나 지주는 농부가 사는 집까지 차압하겠다는 협박을 한다.

2막에서 지주와 아버지에 대한 장자의 불만은 점차 고조된다. 말을 빼앗아 간 지주는 밭을 가는 데도 말을 빌려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는 가사보다도 지주네 마구간에 가서 말을 돌보는데 전력은 쏟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와 장자가 보리이삭을 훑고 있을 때 자전거점 주인 야마다가 나타나 방금 전에 지주네 마구간에서 본 농부의 모습을 말해준다. 아내는 남편과 차자가 자신과 장자의 마음을 몹시 상하게 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야마다는 머지않아 도로 확장공사로 농부네 집이 헐리게 되리라는 소식을 전하고 가버린다. 이어 농부가 돌아와 말이 배탈이 나서 수의사를 부르러 급히 읍내로 가야 한다면서 외출복을 내놓으라 한다. 화가 치말 대로 치민 장자는 아버지에게 거칠게 도전하며, 아버지는 쫓기듯이 그대로 읍내로 간다.

3막은 집이 헐려 새로 이사 온 농부네 오두막에서 전개된다. 강변에서 노숙하면서 지내던 차남이 어둑어둑한 논길을 따라 귀가하는 찰나에 마침 지주네 곳간에 불을 지르고 도망오던 장남을 발견하게 된다. 잔뜩 겁에 질려있던 장남은 동생을 뒤따라온 지주로 착각하고 자신이 방화범임을 털어놓는다. 용서해준다면 아버지 몰래 지주네 집에서 어떤 봉사라도 하겠노라 다짐한다. 차남은 지주의 흉내를 내며 앞으로 십 년간은 감옥살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협박한다. 장자는 말이 살아있는 한 아버지가 돌보느라 다른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불을 질렀다.”고 고백한다. 차남은 불이 꺼져도 형이 방화범이란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고, 감옥살이도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라고 하면서 함께 전과자가 된 것을 은근히 기뻐한다. 불이 난 것을 알게 된 농부와 아내는 지주네 집으로 달려가고, 농부는 말을 이끌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온다. 야마다가 나타나 방화범이 차남이라는 소문을 전하고, 때마침 농부는 차남을 발견하고 붙잡으려 하나, 그는 범인이 장남임을 밝히고 옷가지를 훔쳐가지고 달아난다. 장남은 자신이 범인임을 아버지에게 솔직하게 고백하나 믿지 않는다. 아내가 나타나 역시 범인이 차남임을 확신한다. 동네사람들이 차남을 잡으러 다니고 농부도 뒤따라 나선다. 아내는 차자가 빨리 잡히기를 신에게 기원하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사카나카 마사오(阪中正夫. 1901 1958) 〈말〉은 잡지 「개조」의 제5회 현상 창작에 당선하여 1932 5월에 발표되었다. 같은 해 7월 전진 좌에 의해 초연된 이후 수차 공연되었으나, 그 후의 개작여부는 자료가 없어 알 수 없다. 사카나카는 와까야마 현의 농촌에서 출생하여 그곳에서 중학교까지 마친 후 가업인 양잠을 돕기 위해 나가노 현 잠업시험장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이 농촌문제를 다룬 것이 많고 등장인물이 농민인데다 짙은 토속어를 작품에 그대로 구사하든 것은 이러한 작가의 농촌생활이 토대가 되었던 것이다. 1924년 상경하여 현대문학을 공부하는 한편 서정시. 전원시 등을 써서 시집을 내기도 하였다. 당대의 유명한 극작가 키시다 쿠니오(1890∼1954)에게 사사 받으면서 극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처녀작 〈세장을 부수다)(1928, 10)를 출발로 하여 수편의 희곡을 발표하였는데. <말>을 비롯하여 <적귀>(문예. 35. 2) (전사도)(문예춘추. 32, 10) 등이 대표작으로 알려졌다. 전후에는 오사카 관서 실험극장애 관제하면서 작품을 쓰다가 뇌일혈로 오랜 투병생활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