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주샤오핑 '뽕나무벌 이야기'

clint 2019. 3. 4. 14:40

 

 

 

 

 

 

<뽕나무벌 이야기>는 주샤오핑의 소설이 원작인 작품이다. 문화대혁명이 한창이던 1968, 주샤오핑은 하향해 섬서성의 산골마을에서 2년 간 농민들과 함께 생활한 뒤 군에 입대한다. 이후 1980, 자신이 목도하고 체험한 산골 마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뽕나무벌 시리즈를 써낸다. 중앙연극학원 교수 양졘과 천쯔두가 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하였고, 개혁개방 이후 중국 연극계의 대표적인 연출가 쉬샤오중에 의해 1988년 무대에 올려졌다. 상징 및 사실주의 기법의 유기적인 융합, 희비가 효과적으로 교차되는 연극적 리듬감, 코러스와 음악 및 무용의 유기적인 조화 등 다방면에 있어 돋보이는 연출력으로 극찬을 받았으며, 중국 신시기 탐색극의 완성작임과 동시에 중국 연극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촌장 이금두는 마을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체면과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헌신적이고 수완 좋은 향촌의 말단 간부다. 그러나 이금두와 그가 대표하는 마을 사람들은 강자(가혹한 자연조건과 상급 간부 등)에게는 순한 양이었으나 약자(여성과 외지인)에게는 사나운 호랑으로 돌변한다. 이금두는 둘째 아들의 혼인 비용을 아끼기 위해 죽은 첫째 아들의 아내인 젊은 과부 허채방을 속박하고, 마을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여 외지로부터 온 인물들을 배척한다. 또한, ‘모지리노총각의 혼인을 위해 어린 여동생을 민며느리로 보내고 이웃마을에서 청녀를 며느리로 사오는데, 그 청녀도 오라비의 혼인 비용 마련을 위해 팔려온 것이었다. 사실상 매매혼 세 건으로 이루어진 모지리와 청녀의 가정은 마을 청년들의 사주와 마을 사람들의 방관 속에서 끔찍한 비극을 초래한다. 뽕나무벌에서 자행되어온 봉건 전통의 폭압과 향촌 관료의 횡포가 누적된 후과는 마을 사람들 자신이 받게 된다. 그들은 폭압의 주체이자 가해자인 듯 했지만, 결국에는 폭압의 대상이자 피해자가 된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향촌으로 내려와 있던 지식청년 주효평은 이 모든 것의 목격자이다.

 

 

 

 

 

 

이 희곡은 주샤오핑이 쓴 <뽕나무벌 이야기>, <상원>, <복림과 그의 아내> 세 편의 소설을 바탕으로 천쯔두, 양졘이 가세해 희곡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의 현대사를 산 이들이 대개 그렇듯이 1950년대 초반 출생인 이들 역시 문화혁명을 거쳐야했으며, 지식인들의 필수과목이었던 하향下鄕, 즉 시골에서의 현장체험을 겪어야 했기 때문에 서른 즈음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집필활동을 할 수 있었으리라. 문화혁명과 벽촌에서 살아야 했던 경험은 이들에게 반어적으로 문학의 자양분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 주샤오핑 또한 하향 기간에 자신이 체험한 황토고원 마을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었다고 한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곳이 장안, 지금 이름으로 서안을 성도省都로 하는 섬서성 북부의 황토고원. 진짜 선조, 원조 중국인들이 만든 황하문명의 발상지란다. 그리하여 이들은 노래하기를,  

중화가 황토의 대지 위에 강생하여

용의 후손이 이 땅 위에 퍼졌네.

() 임금의 발자취가 여기에 가득하고

무왕의 전차가 이 땅 위를 내달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