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리스 차일드레스는 1950년대 초반에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작품들이 브로드웨이에서 계속 공연되고 출간되는 유일한 흑인 여성 작가이다. 특히 그녀는 흑인 극작가들이 설 자리가 없었던, 유달리 여성 흑인 희곡 작가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1950년대에 미국 흑인 극장 협회(The American Negro Theatre)를 설립하여 흑인 극장을 주도한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여류 극작가인 앨리스 차일드레스는 1920년 미국 남부 캐럴라이나 주 찰스턴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뉴욕의 할렘가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성장하였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할머니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학교를 중퇴하게 되었지만, 그러나 그녀는 도서관에서 하루에 책을 두 권씩 읽으면서 자신의 교육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1940년대 초반에 그녀는 보조 기계공, 사진 수정가, 가정부, 외판원, 보험 대리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외아들 진(Jean)과 자신의 생계를 꾸려나가면서 한편으로 배우와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 당시의 다양한 경험이 작품세계에 투영되어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이러한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흑인과 백인의 인종문제로 갈등하면서도 흑인의 고결성을 잃지 않으려는 도전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인종 문제에 관심을 지녔던 차일드레스는 점차로 남녀의 사랑을 주제로 삼기 시작한다. <결혼반지>(Wedding Band)는 부제가 ‘흑인과 백인의 사랑과 증오이야기’ 로, 흑인 여성 줄리아와 백인 남성 허만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흑인과 백인의 인종 갈등 문제뿐 아니라, 결혼이라는 울타리를 통해 ‘이름과 보호’ 를 얻으려는 여성의 역할을 재고해보는 페미니즘적인 시각도 제시하였다. 백인과의 결혼을 금한 주의 법 때문에 허만과 결혼할 수 없는 줄리아는 허만을 설득하여 뉴욕으로 떠나기를 결정한다. 그러나 허만이 열병에 걸리는 바람에 줄리아는 뉴욕 행 배를 타지 못하고, 허만의 가족과 자신이 세 들어 사는 흑인 아파트 입주자들에게서조차 수모를 받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줄리아는 진실한 자신을 찾게 될 뿐 아니라, 죽어가는 허만을 돌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스스로 삶을 결정하고 인종의 문제를 뛰어 넘은 자유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위에서 언급한 작품 이외에도 차일드레스는 헤리엣 터브만을 주제로 삼은 〈방울뱀이 울 때) (When the Rattlesnake Sounds). 젊은 마틴 루터 킹의 생애를 다룬 〈자유의 드럼)(The Freedom Drum) 등의 역사극을 발표하였지만,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하였다. 이런 역사극보다는 흑인 인종 문제를 흑인의 시각으로 다룬 것으로 유명한 〈플로렌스). 오비에 상을 받은 〈마음속의 혼란). 지금까지도 여전히 브로드웨이에서 상연되며 영국 BBC 방송국에서 방영된 〈결혼반지). 차일드레스의 최고작으로 평가되는 〈황야의 포도주〉 등 흑인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페미니즘적인 여성의 역할 문제, 나아가 용서와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다룬 작품들로 인해 그녀는 미국에서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하겠다.

Alice Chil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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