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 헨리는 1952년 5월 8일 미시시피 주 잭슨에서 출생했으며 스스로 자기 극작에 있어서 영감의 주원천은 미시시피에서 보냈던 생활과 남부의 구술 전통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그녀 극의 특질을 언급할 때 남부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무엇보다도 베스 헨리의 작품들은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음의 범죄〉의 헤이첼 허스트 〈제이머 포스터의 철야제〉의 캔톤. <불꽃아가씨 선발대회〉의 부룩 헤이븐은 모두 미시시피의 작은 마을이다.) 배경 이외에도 강한 가족의식 및 그것의 붕괴로 인한 고통, 있을 법하지 않은 것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능력, 유머와 공포의 기괴한 혼합, 남부 방언의 사용 등이 이 작가의 극이 남부적인 특징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두드러진 예이다. 또한 등장인물들 역시 납부적인 풍취를 강하게 풍기며, 일반적으로 난폭함이 잠재된 기이한 인물들 (예를 들면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의 마샬. <불꽃아가씨 선발대회〉의 델마운트) 만족감을 얻으려고 하는 반항아들 (예를 들면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의 코랄드. <불꽃아가씨 선발대회〉의 카아넬). 삶에서 성취하지 못한 인물들(예를 들면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에서 죽은 제이미와 캐티, <불꽃아가씨 선발대회〉의 엘레인)로 유형화 되어 베스 헨리의 모든 극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음의 범죄〉를 비롯해서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 <불꽃아가씨 선발대회〉 등은 베스 헨리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모든 극에서 작가는 가족 간의 애정 상실로 인한 가족의 와해, 감정적 혹은 정신적인 추구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부 마을이라는 작은 사회 내에서 드러나는 개인을 억압하는 사회적인 힘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주제는 전통적인 이상의 붕괴와 관련을 갖는다. 때때로 그녀는 남부라는 소재의 편협성 때문에 이런 주제의 탐구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베스 헨리 극의 소재가 남부를 배경으로 그곳에 거주하는 사회 부적응자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 작가는 서로 상처를 입히고 또 상처 입은 채로 살아가는 인간들의 세계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그녀는 인간의 약점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동정적으로 그리고, 실패, 좌절, 죽음 등이 팽배한 무의미한 삶 속에서도 인내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나타냄으로써 보편적인 호소력을 얻게 된다. 베스 헨리 극의 두드러진 극작 기법은 한마디로 정신적, 육체적 죽음 및 질병 그리고 사랑의 결핍과 가족 간의 단절로 인한 소외 내지 공허감이 팽배한 인간 삶을 연민을 갖고 해학적으로 그려내는 희극의 기법이다. 따라서 그녀의 극에는 익살극적인 요소가 많다. 마샬이 블루베리 파이를 던지는 것, 브로커가 시체 위에 떨어진 햄 조각을 집어먹는 것, 레온이 웨인에게 콩을 던지는 것 등 그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베스 헨리는 여러 가지 좌절이나 실패 또는 가속되는 불행을 표면상 엉뚱하고 우스꽝스럽게 과장시켜 극화할 뿐 아니라, 일상적인 상황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기괴하고, 해학적으로 나타냄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간 삶에 대한 작가 자신의 희극적인 인식을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그녀 스스로는 사람들이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 집중하여 극을 구성함으로써 인간관계의 위기적 상황을 보다 해학적으로 극화할 수 있다고 밝힌다. 하지만 베스 헨리는 죽음, 가족의 분열, 고독, 잔인함 등이 혼란스럽게 뒤엉킨 세계에서 살아가는 상처 입은 인간의 삶을 단순히 해학적으로 그리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징 내지 메타포를 통해서 그런 황량한 인간조건을 예리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그녀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의 육체적 불구와 질병 그리고 죽음은 그들의 도덕적, 감정적, 정신적 볼모상태를 상징한다. 또한 그녀의 극에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생존을 위해서 음식을 먹거나 술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불평이나 불만 또는 불행감에 대한 보상으로 무엇인가를 먹고 마시기 때문에 음식과 음료, 특히 술은 일종의 최면제를 나타내는 메타포로 쓰이고 있다. 이러한 상정과 메타포는 희극적 양상으로 제시되고 있는 인간 약점과 황량한 인간 삶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보다 진지하고 심화된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1978년에 부친이 사망한 이래로 베스 헨리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는 이런 작가적 관심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극은 제이미 포스터의 장례를 위해서 미시시피 주 캔톤에 있는 그의 집에 친지가 모여든 장례 전날의 길고 쓸쓸한 밤을 극화하고 있다.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 에서 작가는 각 등장인물의 과거와 현재의 복잡한 관계를 그리고 있다. 마샬은 최근에 그녀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로 간, 역사학자가 되려는 야심이 있었지만 능력부족으로 실패하고 말았던 남편 제이미와 자신과의 관계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려고 하는 불행한 미망인이다. 1막 1장은 친지가 모여드는 철야제 아침에 시작해서 제이미의 시신을 담은 관의 도착으로 끝난다. 장례식날인 다음날 아침에 마샬이 남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을 하자 가족 간에 언쟁이 벌어지지만 결국 그녀만 남겨두고 모두 떠난 뒤에 그녀를 위로하러 나타난 브로커가 마샬이 잠들 때까지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이 극의 막이 내린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제이미의 시신을 하나의 등장인물로 무대 위에 제시할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죽음을 언급함으로써 인간 삶의 불행을 극대화시켜 보여준다. 남편 장례식에 참석하길 거부함으로써 마샬은 제이미의 죽음이 상징하는 좌절, 실패, 인간관계의 단절, 고독 등의 고통에서 벗어나 브로커의 도움으로 마침내 웃을 수 있게 되고, 극이 끝날 때 치료와 재생을 예상하게 하는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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