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탄크레드 도르스트 '위험한 커브길'

clint 2018. 5. 28. 14:51

 

 

돌들이 쌓여있는 언덕에 살고 있는 두 형제, 안톤과 루돌프.
그들은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커브길에서 사고가 나서 죽어버린 사람들의 물건들을 팔아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형은 동생과 달리 사고를 반대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꿈을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일을

묵인하고 정당화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토록 탄원서를 보냈던 도로국장 크리그바움이 위험한 커브길에서 사고를 낸다.
가까스로 살아난 크리그바움은 앞으로의 계획을 안톤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그들이 알게 된 것은 크리그바움의 외도.
결국 배신감에 안톤은 크리그바움을 죽이고,

언제나 그렇듯 그 곳에서 다른 사고를 기다리...

 

 

 

 

고속도로 상의 위험한 커브길 옆에 사는 두 형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교통사고 덕분에 생계를 꾸려간다.그리고 두 형제는 교묘하게 분업화되어 공생하고 있다. 건강한 동생은 노동을 하고 형은 시를 읊고 화단을 가꾸고 묘지를 돌본다 . 물론 이들은 범죄자들은 아니다. 이들은 우연히 발생한 사고의 덕을 볼 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사고의 방지를 위해서도 노력한다. 동생은 곳곳에 위험표지를 세우고 형은 고속도로 국장에게 탄원서를 쓴다. 그것으로 그들의 양심의 가책을 면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식한 동생은 솔직하기 때문에 이제는 교통사고가 발생하기를 은근히 기다리며 수확에 대해 노골적인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인인 형은 교묘하게 내심으로 사고를 원하면서도 곁으로는 끔직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데 크리그바움이 살아났을 때 문제가 생긴다. 힘센 동생은 일을 하고 연약한 지식인인 형은 일 대신에 정신적인 작업을 통해 이들의 양심을 정당화해 주는 동반관계가 끝날 위기에 놓인다. 조금만 더 있으면 시집을 출판할 돈이 모인다는 유혹과 크리그바움의 여행 목적이 정부를 만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형은 크리그바움을 살해한다. 그는 마치 도덕적 분노 때문에 그를 죽인 것 같지만 실은 이 사업을 계속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안다.이제 동생은 더욱 마음 놓고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며 약점 잡힌 지식인 형은 더욱 온순하여 동생의 일을 도덕적으로 정당화시키는 일을 계속 할 것이다.

 

 

 

독일의 극작가 탄크레드 도르스트는 '위험한 커브'를 통해서 한마디로 함축 시킬 수 없는 현대 지성인의 이율배반적인 내면 세계를 연극이라는 형식으로서 구체화시켜 놓았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가장 양심적인 행동속에서 비양심을, 진실속에서 위선을 찾아냈고 형태적인 면에서는 사실적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극의 구성이 사실적인 연극감상 태도로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는 것이다. 즉, 사실적인 방법 속에 강렬한 상징적 의미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의 의미는 허무맹랑한 윤리관과 도덕관 속에 사는 현대인에게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다

 

 

 

<위험한 커브> (1960)의 스토리는 추리하면 얼핏 사실적인 얘기인 것처럼 보이나 이 작품은 실상 교묘하게 짜여진 우의극이다. 만일 이 극을 사실적인 것으로 본다면 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얘기가 되어버린다 . 원시의 정글이 아닌 고속도로상에서 사고가 벌어졌는데 그 동안 경찰과 가족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 되어 버릴 것이다.

 

 

 

 

탕크레트 도르스트(Tankred Dorst, 1925년 12월 19일 ~ 2017년 6월 1일)는 독일의 극작가다

베케트, 아누이, 지로두, 브레히트, 티크 등 여러 선배들의 양식을 빌려 다양한 희곡을 발표했는데, 특히 극중극의 형식을 좋아한다.

<가을의 파티> <커브> <성벽에서의 대탄핵 연설> <무어의 여인> <토라> 등이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