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세상에서 자행되는 모든 불의한 일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참지 못하는 허투사는 사건들로 가득찬 신문을 들고 흥분하여 공원을 떠돌다 도첨지를 만난다. 허투사는 체면 때문에 낮에는 집에 못 들어가는 밤손님 아닌 밤손님이 된 도첨지의 사연을 듣고 또 자기 일처럼 분노한다. 한편 옆에 앉아 도첨지와 허투사를 뻔히 쳐다보던 공도사는 마치 도사 처럼 앉아 지나가던 괴신사의 관상을 보아준다. 매사에 흥분하는 허투사에게 괴신사는 세상일에 무관심해지라고 충고한다. 이때 짧은 치마를 입은 안숙녀가 등장한다. 안숙녀의 짧은 치마를 보고 다시 흥분해서 다그치는 허투사에게 안숙녀는 화가 나 반발하며 뛰쳐 나간다. 학교에 가지 않고 공원을 배회하는 이학생은 공도사 옆에 앉아 묻지도 않은 말을 혼자 떠들어 댄다. 시조를 읊으며 공원에 산책 온 변선생은 공도사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물어본다. 이때 실성한 듯 헛소리를 하는 고상한 라부인이 나타나 자신의 꿈에 대해 설명한다. 자신이 과거에 학생들에게 했던 말을 똑같이 하는 라부인이 자신의 제자임을 깨달은 변선생은 상처난 자신의 제자로 인해 괴로워한다. 허투사에게 사과하러 다시 온 안숙녀는 이 세상에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백치가 되기로 했다고 말하자 허투사는 화를 내지만 사실은 자신의 불행처럼 느껴져 괴로워한다. 못된 짓을 하다 도첨지에게 잡혀온 이 학생이 안숙녀의 동생임이 밝혀지고, 이학생을 꾸짖는 안숙녀에게 이학생은 피장파장이라고 항변한다. 각자의 신세를 한탄하며 모두들 숙연해져 자신의 이야기를 공허히 내뱉는다. 하나 둘 공원을 빠져나가고 마지막 남은 괴신사마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천천히 공원 밖으로 나간다

1970년 광화문 신문회관 강당에서 <현대극회>에서 공연한 '낮공원산책'이 전옥주의 기성극단에서 첫 공연작품이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좌충 우돌 하면서 정의를 찾아 헤매는 허투사, 냉혹한 현실이 무서워 우리를 쌓아 놓고 꿈을 찾아 헤매는 라부인, 단지 꿈, 이상을 갖고 끝까지 그것을 추구 하겠다고 몸부림쳤기 때문에 - 나약하긴 하지만 좌절되어야 하는 그들을 볼때 우리는 공연히 슬퍼진다. 꿈과 이상을 내팽개쳐 버리고, 대중의 흐름속으로 뛰어들어 그날 그날을 열실히 살아가는 괴신사, 그는 인간의 근본적인 행복(?)을 위해서는 사상이나 이념을 버릴수 있고, 담배 연기 자욱한 술집에서의 분풀이나 흔들어 대는 GO GO로써 양심의 소리를 눈감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나름대로 행복한 가정과 사회적 안정이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와 접하게 되면서 여기서 양면성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이상과 현실, 절대성과 상대성, 주관과 객관. 우리 몸의 얼마 이상에 주고 얼마를 현실에 주어야 할까? 죄없는 자만이 죄를 지은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고 실제로 죄없는 자가 돌을 던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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