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5回 大韓民國 演劇祭 參加作品(제 5회 대한민국 연극제 참가작품)
劇團 四季 15回 公演(극단 사계 15회 공연)演出(연출) 李昌九(이창구)
81.9.24-29(6日間) 文藝會館大劇場(문예회관대극장)
한 변변치 못한 여자가 가난한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그리고 수출 중흥의 시대에 충실한 직장인(typist)으로서 젊음을 다 보내고 40살 가까이 되어 뚱뚱해져 버린 체격, 약간 돌아버린 정신 상태로 이성에게서, 그리고 직장 사회에서조차 소외되고 만다는 이야기다.
어느날 무역 회사의 유능한 타이피스트인 미스 송의 휘하에 젊고 매력적인 미스 리가 새로 들어온다. 미스 리는 매사에 참견하고 꼬투리를 삼아 훈육(?)한다. 더덕더덕 화장을 해서 늙은 피부를 감추려 하거나, 있지도 않은 약혼자 얘기, 가짜 다이어반지를 진짜처럼 자랑, 신경질적으로 깔끔한 척 한다든가 해서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 하나 조만간 모두 폭로된다. 자신의 장점은 신중한 성격에 있다고 하나 그녀의 불행은 자신이 잘 안다. 그녀에겐 피아니스트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가난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타이피스트로서 음악적 정서를 잃지 않고 재능 있어 뵈는 손으로 피아노치듯 타이핑 하는 자기 자신을 만족스럽다고 말하나 그 또한 기만일 뿐. 그러나 그녀는 막연하나마 가느다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악몽을 길몽처럼 떠벌린다. 내심 자신이 지금쯤은 회사에서 떨려날 때가 되잖았나 불안하여 전전긍긍하며 그 불안을 미스 리에게 떠넘기면서도, 그러한 미스 송에 연민을 느끼는 미스 리와 미스터 김에게 미스 송은 자신이 이번 창립 기념일에 표창될 거라고 말한다. 그녀는 평생을 직장에 헌신했고 그 동안 회사를 퇴직하고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했지만 회사에서 좋은 자리를 주겠다고 해서, 또 간곡히 원하므로 그 꿈을 포기한 일까지 있다고 하면서, 미스 송은 밤에 꿈을 꾼다.
그녀는 소원대로 표창을 받고 과장으로 승진되며 청혼받기 작전에 성공을 거듭, 무려 네 사람의 청혼을 받아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권고 퇴직 당하고 결혼한 미스 리가 아이까지 있어서 찾아와 직장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자 미스 리의 신중하지 못한 결혼을 탓하며 집에서 아이나 기르라고 한다. 꿈에서 깬 다음날 미스 송은 미스 리를 상대로 신이 나서 꿈 얘기를 떠들어 댄다. 마치 자신의 곧 닥쳐올 미래이기나 한 것처럼. 그러나 그날 미스 송은 회사의 불황으로 인한 감원 조치에 그녀가 해당됐음을 알게 된다.
작가의 글 - 최명희
이 작품의 주인공 미스 송은 결코 코미디언일 수 없는 비극적 주인공이다. 그녀에겐 웃음이 사치스럽다. 따라서 만일 이 작품이 표출에 성공한다면 그녀의 절망이 주변에 웃음을 선사했을지라도 그건 그녀의 절망을 더욱 극심한 것으로 보이게 할 뿐이다. 실은 어색하고 송구스럽다. 내겐 첫 장막이고 또 이것이 외람되게도 원로 선배작가들의 작품들과 같은 무대에 오르게 되었으며 내겐 이것이 첫공연이므로, 내게 있어 무대가 가지는 의미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어디선가 읽고 강렬한 인상을 받은 두 거지 부자(父子) 얘기- 그들은 노천의 벤치에 앉아 꿈을 꾼다. 그들 마음에 드는 저택을 짓는데 父子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어 분쟁하면서 그 청사진에 오밀조밀한 선을 긋고 색채를 가한다. 그 꿈에 들떠 그들은 고집을 부리는가 하면 곧 화해한다. 결국 아버지 쪽에서 고집을 버리고 父子는 잠이 드는데 이튿날 공원 청소부는 凍死한 이 두 父子의 시체를 발견한다는- 따위가 펼쳐지는 곳 말이다. 물론 무대를 보는 나의 시선에 있어 앞으로 보다 발전적인 변모를 기대한다. 이번이 기막힌 행운을 기뻐하기 전에 도와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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