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역사를 공부하는 학자와 학생들이 사육신의 난을 불러일으킨 세조의 역사적 평가에 대해 토론을 벌이다 연극 형식을 빌려 당시를 재현한다. 현실을 개혁하려는 세조와 고지식하게 질서를 유지하려는 성삼문. 여기에 둘 사이의 화해와 용서를 구하는 신숙주의 중도주의 입장이 대비된다. 신숙주의 부인은 남편의 불의와의 타협에 절망해 자살하고 아들마저 아버지를 떠난다. 작품 구조상 완결을 이루려면 연극의 결말이 학자와 학생들의 토론 장면으로 돌아가야겠지만, 이 작품은 결말을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연기할 때의 주의점은 세조를 악한처럼 연기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에게도 합당한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다 똑같은 균형을 갖고 연기하게 해야 연극은 설득력을 갖게 된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 중 비극적인 사건이라 꼽을 수 있는 1453년 계유정난. 역사학 교수는 계유정난과 함께 세조의 업적을 설명하던 중, 많은 업적을 이루었음에도,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세조와 그를 인정한 신숙주, 불사이군 성삼문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수업을 듣던 학생들에게 그 역사적 평가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그들의 삶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어린 상왕을 목숨을 걸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삼문과 국가 기강과 안위를 보전하기 위해 세조와 손을 잡았던 숙주.

조선 세조와 사육신이라는 특정한 시대의 정치극을 재현하기보 다 시대를 뛰어넘어 존재 하는 보수와 진보 사이의 대립, 그리고 정치적 명분과 실리적 추구 사이의 대립을 강렬하게 다루면서도 운명적으로 갈라진 양편 모두의 인간적 고뇌에 무게를 실었다. 한국에서 수확한 브레히트식 연극의 정수로 평가되는 신명순 희곡을 ‘오늘의 인간’으로 재조 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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