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은 극중극 자체를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말하자면 메타 드라마의 세계를 통해 막장의 인간과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불편한 진실’이라는 부제가 붙게 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이 제시하는 내용은 시종 일관 세기말의 퇴폐주의 같은 비도덕적이고 혼돈된 인간관계를 가감 없이 폭로한다. 두 가족의 이야기는 연출가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된다.
한 가족은 양친과 3자녀로 이루어졌다. 부모의 유산으로 평생을 살아온 가장은 가족들에게 관심이 없고 밖에서 유흥을 일삼는데 모든 시간을 보낸다. 이미 사귄 여자의 몸에서 낳은 성장한 딸을 숨기고 있다. 그는 만년에 암에 시달린다. 아내는 남편과 상관없이 다른 남자들과 놀며 소일한다. 부모의 지원으로 미국유학을 갔던 장자는 동성연애자로서 음악에 빠져 지낸다. 무용가의 꿈을 꾸는 차녀는 난잡한 생활을 하며 유치한 현대무용에 빠져 지낸다. 초등학생인 막내는 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찜질방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즐긴다.
또 다른 한 가족은, 앞서 장자와 동성연애 하는 앨버트를 통해 연결된다. 앨버트의 아버지는 평생 아내를 때리고 멸시하며 살았다.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앨버트는 미국 유학에서 외롭게 지내다 장남인 유석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난잡했던 생활은 그를 에이즈에 걸리게 했다. 견디지 못한 어머니는 병든 남편을 도끼로 찍어 살해한다.
이 작품에서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이 꿈을 꾼다고 해도 모두가 왜곡된 꿈들일 뿐이다. 부모 세대이건 지식 세대이건. 동시대의 사회이건 전체가 온통 부패하고 부조리하고 혼돈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결같이 결혼을 거부하고 난음이 판치는 현실이다. 팔삭동이를 의미하는 바사가를 풍자적인 제목으로 내건 의도를 알 듯하다. 작가는 미래의 보이지 않는 한국의 장래를 이렇게 충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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