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아직 차디찬 바다 속에 남아있는 아이에게 보내는 한 어머니의 내밀한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2014년 4월 16일 이후 세월호 가족이 겪어낸 고통스런 하루하루 일상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온전히 보여준다. 실제 방송되었던 영상과 음향 소스가 공연 도중 나와, 관객에게 당시의 그 아픔을 상기시킨다.
특히 사랑하는 아이를 빼앗긴 어머니가 토해내는 울분들은 어떤 뼈아픈 깨달음을 안긴다.
그 울분과 깨달음은 폭력적인 권력과 자본의 굴레 아래 신음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민낯과 조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자신의 아이에게 보내는 한 어머니의 마음 속 이야기는 “비극을 이기는 힘은 아픔을 공감하는 능력, 고통 받는 곳에 내미는 연대의 손길 그리고 진실에 다가 서려는 숭고한 의지”라는 성찰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작가의 글
2017년. 3월 23일.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 그렇게 차디찬 1073일 3년여가 흐른 뒤입니다. 무엇보다도 내 아이의 아픔을 모든 이의 고통으로 품어 안은 세월호 가족 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기억을 향한 간절한 목소리들이 3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인간이 감내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엄마이기에, 아빠이기에 포기할 수 없었던 미수습자 가족분들의 희망이 세월호를 들어 올린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입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의문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끔찍한 왜곡과 무관심의 허탈함 속에서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내딛은 위대한 발걸음들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아직. 세월호 안에는 가족의 품을 기다리는 9명이 남아있습니다. 미 수습 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가고 참사의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들이 처벌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인양이라 할 것입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망각의 바다에서 기억의 뭍으로 올리려는 마음으로 연극 〈내 아이에게〉를 다시 한 번 무대 위로 올립니다. 같이 바라봐 주세요. 다함께 기억하기 위하여 - 하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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