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은성 '썬샤인의 전사들'

clint 2016. 12. 1. 18:06

 

 

 

 

김은성의 희곡 썬샤인의 전사들.. 소설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승우는 뜻밖의 사고로 아내와 어린 딸을 잃고 슬픔에 빠져 절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 나타난 실종된 딸 봄이의 부탁을 계기로 3년 만에 다시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 상실에 의한 트라우마를 겪는 주인공에게 말을 건네는 이는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아이들이다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병의 전장일기를 모티프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아이들, 나무상자에 갇혀 있는 전쟁고아 순이, 제주도 동굴 속에서 잠든 어린 해녀 명이, 만주 위안소의 식모 막이, 작가가 꿈이던 카투사 소년병 선호와 화가가 되고 싶던 조선족 중공군 호룡, 시를 쓰는 인민군 군의관 시자의 이야기가 승우의 소설로 펼쳐진다. 남은 자로서의 부채의식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 사회의 깊은 슬픔을 어루만진다.

 

 

 

 

 

중국 공산당의 항일전쟁, 일제의 종군 위안부, 제주 4·3 사건과 서북청년단, 한국전쟁 등이 연극이 다루고 있는 사건들이다.

연극은 단순히 이런 역사적 사건들을 다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사건을 소설가 승우가 기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승우가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케이타워 참사로 가족을 잃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의 이런 행위는 의미심장하다.

김은성은 작가의 글에서 "작품을 처음 구상하고 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 사랑하는 아이들을 잃어버린 아픔으로, 사랑하는 아이들을 다시 찾겠다는 각오로 작업에 임했다"고 밝혔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절필한 소설가가 3년 만에 꿈에 나타난 딸의 부탁을 계기로 펜을 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러 시대의 다양한 사람의 손을 거쳐 온 수첩에 적힌 나무상자에 갇힌 전쟁고아, 작가가 꿈꾸는 카투사 소년병, 시를 쓰는 인민군 등의 이야기가 그의 펜 끝에서 살아난다. 인민군, 카투사, 전쟁고아, 이들을 관통하는 단어는 '전쟁'이다. 이 전쟁의 시작은 세월호였다고 한다. '13세 소녀가 죽었는데' 동료 작가의 작품 구상을 듣다 이유 없이 세월호가 떠올라 놀랐다는 그는 "세월호는 우리 시대의 트라우마 같다. 시작점으로 삼되 너무 직접적으로 다루고는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작품에는 1940년대부터 2020년까지 어딘가에 갇힌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는 "그 아이들이 왜 갇혔나, 왜 아직까지도 갇혀 있는지를 알기 위해 과거 역사를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하지만 특정 가해자들이 있어 피해자들이 생겨나는 그런 쉬운 이야기는 싫다. 현대사를 보면 가해자들도 피해자들이었다. 자신이 끔찍한 피해자이다 보니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쉽게 비판이나 비난을 하자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가 겪었고 아직도 겪고 있는 비극을 제대로 보자는 것"이라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작품의 제목은 주인공의 딸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제목이다. 원래 제목은 '작가들'이었다. 너무 평범하게 느껴져 바꿨다고 한다. "작가들의 다른 이름이 '썬샤인의 전사들'인 것 같았다. 어둡고 그늘지고 고통스러운 곳에서도 밝은 세계를 꿈꾸고, 그 세계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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