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테네시 윌리암스 '올훼'

clint 2016. 11. 7. 11:08

 

 

 

 

 

줄거리

'레이디'와 '제이브'라는 주인공이 나온다. 레이디라는 여자 주인공의 아버지는 양조장과 큰 과수원을 경영해서 많은 돈을 벌었다. 거대한 저택에 많은 하인들을 거느리며 살아가던 어느 날 한 난폭한 젊은이가 과수원에 불을 질러 집도 불에 타고, 레이디의 아버지도 불에 타 죽고 말았다.
얼마 후 세월이 흘러 레이디는 한 젊은 청년을 만나 결혼했다. 오붓한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남편 제이브가 과수원에 불을 지르고 아버지를 죽인 살해범이란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남편에 대한 적개심과 보복심이 생겨 제이브를 고통스럽게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제이브가 불치의 병에 걸려서 앓아눕게 되었다. 매일 신음하며 고통스러워하는데 레이디는 남편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도 돌봐주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둔다. 아파서 고통스럽게 괴로움을 당하며 그대로 죽어가기를 기다립니다. 잔인한 아내이다. 그의 마음속에는 자기의 아버지를 죽인 저 남자, 어떻게 해서든지 고통스럽게 죽여야 한다는 보복심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적개심에 찬 아내의 모습에서 남편 제이브는 결국 권총으로 아내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고 말았다.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넓은 세계 속에 살도록 만들어주지만, 분노, 적개심, 시기, 다툼은 전체보다는 한 부분에, 적은 곳에 자기를 놓게 한다. 용서와 사랑의 세계는 넓은 곳이지만 분노와 적개심은 좁디좁은 세계밖엔 안 된다. 전체보다 부분에, 넓은 곳보다 좁은 곳에 집착하게 되면 결국은 마귀의 유혹에 사로잡히게 된다.

 

 

 

 

<올페>는 신화를 반영한다. 노래하는 올페는 방랑의 바람꾼이다. 그가 가는 곳마다 여인들의 사랑이 있다. 고대의 자연

종교의 믿음에 의하면 여성은 그대로 에로스다. 씨를 받아서 다산과 풍요의 세계를 꾸며야 하는 에로스의 여인이 바로 성녀이기도 했던 시대에는 남성의 여성편력은 에로스의 축복이기도 했다. 남성은 모든 에로스의 여인들을 사랑해야 한다. 그런 율법을 어기고 올페는 사랑하던 에우리디케를 잃은 슬픔 때문에 다같이 에로스의 청구권을 가진 여인들을 멀리해 버리고, 그 업보로 사나운 트라키아 여인들의 손에 온 몸을 갈갈이 찢긴다. 독점적 사랑은 사랑의 여신에 대한 범법 행위인 것이다. 그렇게 현대 미국의 남부에 나타난 올페의 후예도 독점적인 사랑 때문에 죽음을 당한다. 그의 주변을 둘러싼 여인들은 에로스의 여신들이다. 그들은 에로스의 본능에 따라 올페에게서 생명 창조의 계기를 얻으려 한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성의 금기로 평온을 유지한다. 신화는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가 없다. 모권사회의 배신자 올페는 현대문명사회의 부패와 타락 속에서 어쩌면 근원적인 모성에의 회귀를 노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기타는 이제 마음을 달래주는 악기가 아니라 생명의 퇴락을 알려주는 비파에 지나지 않는다. 불로의 집에 기숙하면서 석녀(石女)의 몸에 창조의 환희를 심어 준 올페의 후예는 그녀를 죽음으로 인도한다.

 

 

 

 

고대 그리스 올페를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가 미국 남부로 옮겨 극화한 작품이다. 기계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끝없이 소외감에 젖어 방랑하는 정신적인 바탕을 부패한 미국 남부로 옮겨 무대화한 대작이다.
방랑자는 고독하다. 그리고 방랑자의 유일한 고독의 동반자 키타는 영원히 살아있는 신의 목소리다. 그는 누구 못지않게 진실성이 있지만 방랑자가 정체할 곳은 없다.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고 포근히 감싸줄 입김을 아쉬워한다.
레이디는 방랑자의 소외된 고독에서 동반자를 발견하고 만다. 다리가 없어 편안히 앉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영원히 하늘에서 떠돌며 사는 새와 같은 레이디의 반려자를…….
이십여 년 전 자기 집 과수원에 불이 붙고 그 불길 속에서 아버지마저 타죽고 사랑하는 데이비드에게 배반까지 당한 레이디는 제이브에게 도에 팔려 마음에 없는 결혼생활을 하는 그에게는 방랑자의 고독한 손길은 생명의 활력소와 같은 존재였다.
데이비드 누이동생 캐롤의 끈질긴 구애작전에 움직이지 않는 방랑자에게 레이디는 모과 마음을 바쳐 이십여 년 전에 잃었던 행복을 되찾으려 든다. 운명할 시간을 다투는 제이브의 병세는 레이디를 더욱 방랑자와 가까워지게 부채질 한다.
과수원에 불을 지르고 아버지를 타죽게 한 장본인이 바로 남편 제이브라는 것을 안 레이디는 안내로서의 형식적인 의무마저도 잊어버리고 복수의 불길이 이글이글 타오를 뿐이다. 레이디의 몸에는 벌써 방랑자의 생명이 호흡한다. 이십여 년 전에 죽었던 고독에서 새순이 돋아나듯 모든 것이 희망과 복수에 차있는 레이디이다. 그러나 남편 제이브는 레이디의 그와 같은 행동을 방관만 하고 있지는 않는다. 레이디에게는 또 하나의 불행이 기다리고 있을 뿐…
신은 부활했을지도 모르지만 현대인간에게는 고독에서 탈출할 부활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

 

 

Tennessee Williams (Thomas Lanier Williams)

미국 극작가. 미시시피주 콜럼버스 출생. 공황시대의 세인트루이스에서 불안정한 청춘시대를 보내다가 아이오와대학에서 극작을 전공했다. 그 후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하고 각지를 방랑하면서 희곡·시·단편소설을 썼다. 초기작품의 대부분은 출생지인 남부의 침체된 풍토를 배경으로 인간의 적나라한 투쟁양상을 상징기법으로 감미로운 시정에 담아 독특한 미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유리동물원(1945)》은 자신의 청춘시대를 모델로, 집을 나간 청년의 어머니와 누나에 대한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그린 것이고,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1947)》는 남부의 한 몰락한 농장 주인의 딸이 교양과 욕정의 딜레마에 빠져 정신이 붕괴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인데, 그는 이 두 작품의 성공으로 극작가로서의 지위를 구축했다. 그 후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 놓인 인물의 비뚤어진 내면심리를 파헤친 《여름과 연기(1948)》 《장미 문신(1951)》,에서는 유산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의 추한 암투와 흥정문제를 다룸으로써 허위로 위장된 인간의 겉옷을 벗기고, 집념과 집념이 서로 맞물리는 강렬한 투쟁양상을 그렸다.
그 후 세속적인 폭력과 타협하지 않고 고독의 껍데기 속에 틀어박혀 있는 예술가 기질의 인물이 패배하는 줄거리로 일관했으며, 《지옥의 오르페우스(1957)》 《지난 여름 갑자기(1958)》 등에서는 사랑의 가치에 대한 부정, 약육강식의 사회구조 등을 통하여 인생에 의문을 던지는 어두운 사상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구아나의 밤(1961)》 이후로는 관용과 인종(忍從)의 정신을 호소했고, 《우유열차는 이제 서지 않는다(1963)》 《도쿄[東京(동경)] 호텔 바에서(1969)》 등에서는 죽음을 감수하는 인간상을 그렸다. 1960년대는 고독감과 죄악감에 시달리면서 술과 마약에 젖어 건강이 악화되었으며, 1969년 정신상태의 악화로 정신병원 특수병동에 수용되었다. 그 후 재기해 인생 낙오자의 심정을 그린 《작은 배 경계경보(1972)》, 고독의 밑바닥에서 광기와 정기(正氣)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는 공포와 체념을 그린 《이인극(二人劇, 1975)》 등 자기 자신의 절망의 미학을 전개한 듯한 작품을 계속해서 썼다. 또한 그의 동성연애 체험을 고백한 《회상록(1975)》의 발표는 큰 파문을 일으켰다. 1983년 2월 25일 뉴욕에 있는 호텔 방에서 약병 뚜껑이 목에 걸리는 사고로 죽었다. 죽기 직전까지 희곡·소설·시와 수많은 작품을 집필했으나 말년의 작품은 필력의 쇠퇴를 느끼게 한다. 주요 작품은 영화화되었으며 한국에서 번역·상연된 희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