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피터 셰퍼 '벨린다는 어디로 갔을까요?'(원제: 타인의 눈)

clint 2016. 11. 7. 10:52

 

 

 

 

 

중년의 공인계리사 찰스는 토요일 오후, 사무실에서 근무를 끝내고 돌아가려다가 횡설수설하는 손님 크리스토포루를 만나 화를 낸다. 그러자 크리스토포루는 자신이 찰스가 그의 아내 벨린다의 감시를 위해 고용했다가 죽은 사립탐정의 후임임을 밝힌다. 크리스토포루는 계속 사소한 것을 장황하게 설명하다가 찰스의 재촉을 받아가며 찰스의 아내 벨린다의 동정을 보고한다. 보고에 의하면 벨린다에게 정부(情夫)가 있다는 근거는 없다. 찰스는 의아해하며 크리스토포루에게 자신의 결혼생활을 얘기한다. 18세의 젊은 아내를 맞이해서 처음엔 삶의 활력을 찾은 것 같았지만, 아내가 신분에 맞지 않는 일들을 하면서 둘의 사이가 멀어졌다며 우울해하는 찰스. 정부가 있냐며 다그치는 찰스에게 크리스토포루는 있다고 한다. 둘은 매일 만나며 미소를 주고받는 사이라는 얘기에 찰스는 분노하며 주소를 묻지만 크리스토포루는 모른다고 한다. 이때 밖에서 벨린다의 목소리가 들린다. 급히 크리스토포루를 숨기는 찰스. 벨린다가 꽃을 사들고 들어오자 찰스는 낭비라며 나무란다. 찰스가 손님이 오는 밤에 벨린다가 늦게 들어온 사실을 꾸짖자 벨린다는 당신이 나의 모든 것을 가졌냐며 화를 낸다. 벨린다는 과거에 당신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줬을 때 당신을 사랑했지만, 지금 당신은 교장선생님처럼 굳었다며 찰스의 사랑을 확인하려 한다. 놀란 찰스는 정부에 대해 털어놓으라고 한다. 벨린다는 이실직고하겠다며 최근에 자신을 미행하다가 들켜서, 나중엔 암묵적으로 모르는 척 동행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행자와 함께 다니며 참 삶을 사는 기분이었다는 얘기에
찰스가 어리둥절해하는 찰나, 크리스토포루가 들어온다. 찰스의 비밀을 지키라는 애원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토포루는 자신의 정체를 털어놓는다. 격노하는 벨린다. 찰스를 밖으로 쫓아낸 크리스토포루는 우스개로  벨린다를 달랜다. 마음이 풀어진 벨린다는 찰스가 사창가에 가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찰스에겐 비밀로 했다고 한다. 크리스토포루는 벨린다를 미행하면서 감정이 풍부한 벨린다의 삶에서 의미를 찾았다며 찰스의 삶에 의미를 불어넣을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한다. 벨린다는 찰스를 사랑하기에 크리스토포루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앞으로 자신이 어떤 말을 하든지 한 달 동안 입을 다물고 있으라며 찰스를 부르는 크리스토포루. 크리스토포루는 찰스에게 벨린다를 되찾고 싶거든 한 달 동안 자신과 역할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벨린다를 미행하며 그녀가 관심을 기울이는 모든 것에 당신도 관심을 기울이라며 조건으로 사창가에 간 사실을 비밀로  해주겠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복종하는 찰스. 크리스토포루는 곧바로 계리사 업무를 시작한다.

 

 

 

 

 

피터 셰퍼의 "타인의 눈"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인물을 설정해서 관객들을 사로 잡는 가운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깜끔하고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국의 탁월한 극작가인 피터 셰퍼는 인간소외와 고독을 즐겨 주제를 다룬다. 생의 파편을 통한 진실의 추구보다는 어떤 상황속에 던져진 인간실존의 조건을 탐구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는 셰퍼는 비정하고 허망하여 부조리한 오늘의 현실을 고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의 조직화 인간성을 날카롭게 파 헤친다.

 

 

 

 

19625월 런던의 글로브 극장에서 초연되어 성공을 거두었던 타인의 눈은 작가의 또 하나의 작품 자기의 귀와 한쌍을 이루는 독특한 스타일의 작품으로 시종 풍자와 위트로 엮어져 있다.

애정에 자신을 잃은 중년의 한 회계사가 부인의 정분을 의심하고 사립탐정에게 부인의 미행을 의뢰한다. 남편의 식어버린 애정과 부정에 환멸을 느낀 부인은 부인대로 런던을 방황하다가 자기를 미행하는 줄도 모르고 그 사립탐정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사립탐정은 사춘기 때 연상의 유부녀를 사랑한 나머지 고통스런 죄책감 끝에 사립탐정의 길을 걸었던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자기 자신을 되찾는다. 자신의 생활은 하지 않으며 他人을 위해서만 살아가도록 운명 지워졌다는 강박관념, 타인의 눈, 즉 탐정이 되어 버렸던 그는 타인의 결혼 생활의 파괴에만 조력해오던 생활을 청산하고 회계사 부부들 재결합시킴으로서 타인의 결혼생활을 굳건히 해주는 최초의 사립탐정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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