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르난도 아라발(Arrabal, Fernando, 1932~ )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부조리극 작가이며 소설가 영화제작자이다. 1959년에 발표한<전쟁터의 산책>은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아들을 찾아와 온 가족이 소풍을 즐기는 상황을 부조리한 기법으로 전개된다.
이렇듯 연극은 아무런 아픔도 슬픔도 남기지 않고 행복하게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한다. 그리고 이들은 폭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의 한 복판에서 축음기에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고 소풍을 즐긴다. 그러나 무대 위에는 하나 둘 주검이 늘어나며 막이 내린다.

<전쟁터의 산책>은 우연적 상황, 비논리적인 전개, 어처구니없는 웃음의 유발, 시간과 공간을 추상적 세계로 이끄는 부조리극의 전형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전쟁이 얼마나 비극적이며 처참한 최후를 안겨다 주는지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전쟁터의 최전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자뽀에게 전쟁은 무료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따분함을 잊기 위해 털스웨터를 짜고 있는 그에게 부모인 데빵씨 부부가 나타난다. 기마전쟁의 낡은 기억 속에 참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 세심한 어머니와의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식사가 시작되려는 판에 적군 제뽀가 나타난다. 포로를 잡았다는 즐거움도 잠시, 선량한 아군 가족들은 포로를 풀어주고 식사에 초대한다. 이따금 포격이 시작되면 현실적인 전쟁의 느낌이 없는 부모 세대와 직접 전쟁을 겪고 있는 두 병사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극중에 나타나는 위생병들은 마치 청소부처럼 사상자를 찾으러 다닐 뿐, 적과 함께 있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다. 식사를 하면서 자뽀와 제뽀는 서로가 전쟁에 관심이 없으며 적에 대한 정보들이 오해였음을, 싸워야 할 이유가 없음을 확인하고 기쁨에 들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그 순간 다시금 포격이 시작되고 네 사람은 한순간에 시체가 된다. 위생병들 이 등장하면서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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