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변두리 동네에 자리 잡은 중국집 북경루는 50대 후반의 홀애비 하씨가 주인이며 경리이고, 배달도하며 조선족 동포인 북경댁이 주방과 서빙을 하는 조그마한 가게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장사를 하기에는 힘이 들어서 하씨의 부탁으로 연변에서 살고 있던 딸, 미랑이를 한국으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미랑이가 북경루에 오던 날이 하씨의 생일이어서 미랑이는 도착하자마자 북경댁과 주방에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저녁 무렵이 되어 하씨의 아들 성복과 며느리인 윤미 엄마, 딸 성자와 사위 장서방이 모여든다. 하씨와 가족들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 하씨에게 중국집 운영과 관련하여 각기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는데, 아들 성복은 자신과 동업을 위해, 딸 성자는 조기 유학을 가는 손자와 손녀를 위해 중국집을 처분하기를 요구한다. 자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하씨가 자신의 중대한 결심을 발표하려는 순간, 국립보건원에서 나온 사람들이 북경댁의 딸 미랑이를 찾으며 북경에서 미랑이가 타고 온 비행기의 뒷 자석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사스의심환자로 판명되어 그 주변 좌석의 사람들을 검역소에서 격리조치하게 되었다고 알린다. 국립 보건원 직원들은 미랑이를 검역소로 데려가고 미랑과 접촉한 하씨와 가족들은복경루에서 열흘간 외부와 격리된 상태로 생활할 것을 지시한다. 졸지에 북경루에서 감금 생활을 하게 된 하씨와 가족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좌충우돌 하다가 서로의 본심을 알게 되고 미랑이가 격리에서 해제되고 돌아온 날, 모두가 모인자리에서 하씨는 북경댁과 결혼하고 미랑이는 딸로 입적시켜 계속 북경루를 운영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하씨의 가족들은 충격을 받고 난폭하게 돌변하지만 하씨는 자신의 결심을 번복하지 않는다. 그리고 하씨의 마지막 제안에 모두가 꼼짝 못하고 마침내 사스가족이 탄생 한다.
서울의 변두리 중국집 북경루를 30여년간 고집스럽게 운영 해 온 홀아비 하씨. 그의 생일을 맞아, 아들과 딸 등 온 가족 이 모여 축하의 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같은 날 중국에서 도 착한 조선족 주방장 북경댁의 딸 미랑이가 사스로 의심받아, 모두 북경루 안에 격리 수용된다. 이후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잊었던 가족애를 되찾는다는 게 작품의 얼개다.
이 작품은 훈훈한 가족애 이외에 조기 유학, 카드사용 남발 등 우리 사회가 현재 겪고 있는 각종 문제점에 대해서도 신랄 한 풍자를 가한다. 현재 어머니와 아내가 동반 암투병 중이라서 가족에 대한 사 랑을 더욱 절실하게 실감한다는 연출가 김영수는 "시종일관 관객을 웃기는 코믹한 작품이지만, 막이 내리면 가슴이 찡해오는 걸 느낄 것"이라며 "셰익스피어의 명작 '리어왕'을 동화로 쓴 것과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사스가족 ”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통하여 건강한 웃음과 따뜻한 가족의 정을 일깨우며 훈훈한 사랑의 온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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