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장 요리사 김윤희는 자살한 남편의 복수를 위해 양동철의 집에 찾아간다.
몇 년 만에 만나는 딸과 아내를 기다리는 사채업자 양동철은 설레임과 기대속에
요리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윤희는 조폭 사채업자
동철도 그의 가정에서 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다정하며 가족을 끔찍이
사랑하는 가장임을 알게 된다. 윤희는 요리하면서 동철에게 주스를 건네며 맛을
봐달라고 한다. 동철은 맛있게 주스를 마시고 좀 있다가 쓰러지듯 잠이 들고 만다.
윤희는 쓰러진 양동철을 묶는다.
깨어난 동철은 윤희의 남편이 누군지 알게 된다.
윤희는 동철의 가족을 위해 지상 최고의 만찬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리고
동철은 놀라서, 경제적으로 모든걸 책임지겠다고 달랜다.
그러나 윤희의 행동이 변하지 않자 그는 가족을 두고 자살한 가장은 비겁하고 가장이 될
자격도 없다고 소리친다. 동철의 딸과 아내가 도착할 시간이 가까워 오면서 동철은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윤희는 그런 동철을 보며 자신의 남편과 아이에 대한 말한다.
그리고 동철 역시 자신의 삶이 보여지는 게 전부가 아님을 하소연하는데....

이 작품은 시종일관 복수라는 무거운 주제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듯하지만,
이야기는 점점 복수라는 단순한 주제에서 외로움이라는 복잡한 감정으로
이야기의 무게 중심을 옮겨 놓는다. 처음에는 사채업자 동철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동철의 가족들에게 복수를 옮겨가기 시작하면서 윤희도 조금씩 미워진다.
하지만 윤희를 무슨 자격으로 탓할 수 있겠나? 그리고 동철을 탓할 수 있을까?
동철이 자신의 가족들이 독약이 섞인 음식을 먹고 죽게 될 것이 두려워 눈을 감자
'상상만 해도 아프죠? 무섭죠? 두렵죠? 날 이해할 수 있겠죠?' 라는 윤희의 대사와
가족을 잃은 그녀의 아픔을 이제 동철에게도 공감되며 이제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동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된다. 모든 것을 잃은 윤희는 이렇게 말한다.
'조심해서 드세요. 분노와 복수심을 뒤섞은 샐러드에요. 그런데 두려운 거죠.
다 잃기 전에는 착한 사람이었으니까"

이 작품의 표면은 한 여자의 복수극이다.
하지만 이 연극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복수가 아니라 각자의 외로움이다.
작가는 처음 쓸 때에는 복수극을 쓰고 싶어서 복수하는 일에 집중을 했다 한다.
그런데 막상 써 내려가다 보니 복수를 해야 하는 인물도, 복수를 당하는 인물도
불쌍해지더란다. 그래서 처절한 복수의 주제에서 살짝 주제를 틀어 복수자와
피복수자의 갈등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외로움'이라는 주제로 선회한 것이다.
이 연극은 그 문제의 해결을 제시하지 않는다. 아니 감히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그 외로움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그 답은 바로 '희망'이며 '관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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