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개최되기 4일전,
한 남자가 아파트 10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그는 바로 ‘30KO 연승’, 2번의 유럽 헤비급챔피언 타이틀이라는 전설을 만들어낸
스페인 최고의 복서 ‘우르따인’이다. 가난을 떨쳐버리기 위해 복서의 길을 택한
우르따인은 최고의 명성과 부를 얻는다. ‘우르따인’이라는 그의 이름은 스페인의
상징처럼 회자되며 사람들은 그의 이름에 열광했다.
그 스스로 "나는 스페인국민을 위해 싸운다."고 할 정도로 그는 스페인 그 자체였다.
스페인 국민들은 우르따인을 통해 가난과 고통을 벗어날 수 있는 꿈과 희망을 보았다.
그러나 우르따인은 유럽 챔피언십 방어전에서 패하게 되고, 서서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은퇴 후 그는 살아가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지만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권투선수 ‘우르따인’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인간의 삶은 과연
어떤 목적을 갖는가, 라는 범우주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웅의 부재로 인해
소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의 스케치가 무대화되는 작금의 시대에 거대한 철학의 세계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대는 사각의 링이다. 한때 그는 국민들에게
가난과 고통을 벗어날 수 있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우르따인의 '연승'에는
승부조작 사건이 연류되어 있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부정경기 의혹이 싹트고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 시작한 스페인은 더 이상 가난의 상징인 우르따인, 부정과
부패를 상징했던 과거를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에게 남은 것은 삶이
속임수와 속임수의 연속이라는 비참함뿐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유일한 낙은 영광의
시절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로 장식된 자신의 술집에서 알코올로 외로움을 달래는
일 뿐이다. 연극<우르따인>은 국가권력에 의해 정상에 도달했으며 또 그 권력에 의해
무력하게 희생된 개인의 비극이자 사회의 비극이다.

드라마터지의 글 - 김선호
우르타인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스스로 말했듯이, “내가 한 모든 일이 이렇게
더럽게 되도록 나는 무엇을 했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세상과 싸웠던
한 작은 인간에 대한 작품이다.
복싱선수와 삶을 위한 투쟁의 은유는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냉혹한 현실이다. 우르타인은 60, 70년대의 스페인처럼 평범한 복싱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단한 명성을 얻었으며, 스페인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투우나 플라멩코처럼 독재자 프랑코가 그토록 열망했던 스페인정신과 용기의 상징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가난으로부터 탈출에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 하나로 단결된
스페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 필요했다. 정치인들과 언론은 그를 추앙했다.
그러나 가장 높이 올라간 순간 그를 놓아버렸다. 추락하도록. 70년대 말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술과 망각과 사업실패가 추락한 그를
덮쳤다. 1992년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가장 성공한 스포츠인이었던 우르타인은 자살했다.
<우르타인>은 국가 이미지를 위해 이용당하다가 결국은 추락해버리고 마는.
가장 강하고 화려한 남자였다가 가장 나약한 한 인간으로 추락해버리고 마는
한 비극적인 인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작가 후안 까베스따니(Juan Cavestany)
작가 후안 까베스따니는 1967년 4월 27일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출생했다. 문학과 예술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오던 작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영화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연극<존재의 일상적 모욕에 관한 파티의 아름다운 이야기>(1995년)를 알베르또 산후안과 공동집필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극<내가 널 사랑하든 말든>(1997년) 또한 공동집필한다. 이후 마리아노 바로소 연출과 인연을 맺어 연극<앨리펀트 맨>(1998년)을 개작하여 무대에 올렸다. 마리아노 바로소 감독 연출의 영화<워싱턴의 늑대들>(1999년)을 집필하는 것으로 영화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코소보의 스페인 군인들의 끔찍한 삶의 단면을 다룬 야심찬 프로젝트, 영화<전사들>(2002년)을 다니엘 깔파르소로와 공동창작하였으며 이후 이 영화는 많은 나라의 언어로 번역 되었다.<전사들>은 무수한 독립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수상했다. 또한 연극<동쪽으로 여행하는 상품들의 열차>(2002년)를 공동집필한데 이어 연극<순종자>(2002년)를 창작하였다. 다음 해, 스페인 상류 사회를 다뤄 논란올 불러 일으켰던 연극<알렉산더 그리고 아나, 대통령 딸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스페인이 보지 못한 것>(2003)을 집필하였다. 이 작품으로 'El Premio Mix'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극단 상을 차지했다. 영화 〈보하마리와 뽀촐로의 놀라운 세상>(2004년)에 이르러서는 영화평단의 갈채를 받게 된다. 영화<황급히 나가기>(2007년)를 일바로 페르난데스 아르메로와 공동집필하였으며 2008년에 이르러 연극 <우르따인>을 집필하여 극단<아니말라리오 >와 스페인 전역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 같은 해에는 영화 <질 나쁜 사람들>를 통해 연출가로 데뷔하였다. 후안 까베스따니는 스페인에서 높이 평가된 작가이자 감독이며 꾸준히 연극, 시나리오 티브이 드라마의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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