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월레 소잉카 '길'

clint 2026. 4. 27. 19:45

 

 

운전기사 보조인 삼손과 무면허 운전기사인 젊은 살루비가 가게 안에서 각자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살루비는 독립적으로 일하며 개인 승객만 태우고, 삼손은 트럭을 
개조한 불법 버스를 운행하는 코토누 밑에서 일한다. 심각한 사고 이후 운전을 그만둔 
코토누는 이제 교수와 함께 일하는데, 교수는 사업가라기보다는 종교에 심취한 듯 
죽은 자들의 영혼을 위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코토누와 함께 사고 현장을 
방문한다. 성직자가 아닌 교수는 이전에 가게 근처 교회에서 설교한 적이 있다. 
삼손은 살루비에게 교수가 주교와의 다툼으로 교회 벽이 무너진 후 그곳을 떠난 
이유를 설명한다. 삼손은 코토누를 설득하여 사고 현장에서 돌아온 후 교수가 파손된 
차량에서 부품을 훔쳐 가게에서 팔도록 도왔다는 사실을 자백하게 한다.
교수가 야자술를 파는 악시덴트 상점에는 여러 실직 운전사와 조수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세이 도쿄 키드에 의해 정치 행사에서 경비를 제공하거나 폭력을 선동하는 
일을 하는 집단으로 뭉쳐졌다. 지역 경찰관인 파티큘러즈 조가 뇌물을 받으러 오고, 
지역 정치인인 치프인타운이 이 집단을 고용하기 위해 들른다. 세 남자가 특정 자동차 
부품을 찾으러 가게에 들어온다. 교수가 도착하자 삼손과 살루비는 운전을 그만둔 
코토누의 가짜 운전면허증을 복사해 달라고 부탁한다. 교수는 살루비의 무례한 말투에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나중에 마음을 바꿔 동의한다.

 

 

 

1965, 라카르 예술제 연극상 수상작이다.

소잉카가 런던에서의 활동을 통해 1960년대 초반에 이미 확고한 위치에 올라있었다는 것은 <길>이 1965년 런던에서 개최된 영연방 예술제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간주되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옵저버지의 쥘리어트가 소잉카의 가장 아름다운 비극인 이 작품을 보고서 ‘매번 영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비영어권의 작가들뿐’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길>의 뛰어난 문학성에 영국의 평론가들이 보인 호의적인 반응을 짐작할 수 있다. 주요 일간지들의 드라마 평론가들은 소잉카의 이러한 측면에 주목했으며 포용의 대상으로서의 관용적인 언급에서 벗어나 예술적인 재능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쏟아 부었다. 영국인들의 소잉카의 언어에 대한 찬탄은 일부 아프리카 현지인들의 불편한 심기와 대조를 이룬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투투올라의 엉터리 문장, 소잉카의 난해하면서도 고도의 세련된 문장이 둘 다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언어사용과 관련된 아프리카인들의 불행한 콤플렉스의 일단을 말해준다. 소잉카는 요루바족의 전통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것을 살려내는데 있어 범세계적인 언어인 영어를 가장 효과적이며 심미적인 방법으로 사용한 아프리카인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 상이한 두 문화 사이에 다리를 놓은 작가라는 점에서 초기의 주요일간지들의 서평란에서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흠 잡을 데 없는 문인으로 각인되어갔다.

 

 

 

<>은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다. 사람들이 걷거나 소달구지가 유유히

지나던 좁다란 길이 이제 차가 질주하는 길로 바뀌었다. 

그 길은 항상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이다. 

이 작품은 소잉카의 근대성 비판이 이라는 철학적 아포리즘을 통해서

은유적으로 묘사되는 대표적인 텍스트이다. 

근대로 향하는 신작로 이 환기하는 다양한 즉물적이면서 변환적인 이미지가

이 작품의 볼거리이다.

 

 

 

1986년 아프리카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월레 소잉카는 1934년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났다. 나이지리아의 이바단 대학과 영국의 리즈 대학에서 영문학을 수학했으며, 소설, , 평론 그리고 희곡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 글쓰기를 선도해 오고 있다. 요루바 족 태생인 그의 글쓰기는 주로 요루바 족의 전통 신화와 풍속은 물론 서구 기독교의 폐해 그리고 서구가 유입한 왜곡된 근대성에 대한 견결한 심문을 커다란 주제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소잉카의 글쓰기가 서구식 근대성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을 통해 전통으로의 맹목적 회귀를 주창하는 것은 아니다. 소잉카는 근대성의 허위의식을 때론 완곡하게 때로는 촌철살인 적으로 심문함으로써 근대세계체제로부터 일정한 비판적 거리를 확보하는 한편, 막연한 국수주의적 전통주의로부터도 일말의 반성적 탈주를 즐긴다. 소잉카 문학의 가장 강력한 마력은 바로 이 양가적 극단의 상호충돌이 빚어내는 긴장의 미학을 냉정할 정도로 객관적으로 혹은 중립적으로 환기시킨다는데 있다. 여기에 소개한 이 작품은 소잉카의 상기한 주제의식을 다양한 형식의 변주를 통해서 드러내는 대표적인 텍스트이다전통과 근대 간의 가시적인 길항을 절묘하게 전복하는 그리하여 그 약한 고리를 오히려 새로운 정체성 창출의 발전적인 진공으로 견인하는 소잉카의 역동적 상상은 중심부와 주변부의 중간쯤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작금의 우리들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