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 동소산 담(머슴)살이 의병장 안규홍의 이야기이다.
안규홍은 15세 때부터 인근에서 장사 소리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양반들조차도 그를 함부로 여기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동학혁명의 기운이 일어나고 아버지가 동학군에 가담하지만
그는 끝내 주검이 되어 돌아온다. 뒤이어 일본군의 야욕에 참다못한 순녀의
아버지 박포수 또한 의병봉기에 참여했다가 처참한 죽음을 당하고 만다.
그런 동병상린인 규홍과 순녀의 애절한 사랑도 보인다.
일본의 내정 간섭이 점차 심화되고 이곳까지 일본군의 핍박이 거세지자
의병을 일으켜 응징하기 위해 담살이 동지들과 모의하는 한편,
무장한 의병 수십 명과 합세, 대오를 정비해 의진을 구성, 대장으로 추대된다.

일본군이 보성군 조성에서 벌교·순천을 연결하는 토벌진을 구성해 수색작전을
전개하자, 평소 이 일대의 산악지리를 자세히 파악해두어 험한 곳에 복병을
매복시켜두었다. 일본군의 2개 부대가 골짜기 안으로 들어닥치자, 일제히
맹사격을 가하여 적군을 괴멸시킨 뒤 적의 무기와 서류 등 많은 전리품을
노획하여 대원산으로 들어가 호군하였다. 이것이 파청대첩이다.
이에 일본군은 복수하고자 대원산을 포위, 공격하였으나 적잖은 인명
피해만 입었다. 또 진산에서 수비대 및 기병과 격전을 벌여 대첩을 거둔다.
또, 화약과 군량을 준비해 태세를 갖춘 뒤 원봉에 주둔하고 있던 적을
기습하여 큰 승리를 거두었다. 3대 대첩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일본군의 대규모 대토벌작전으로 부대 해산 후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일본군에게 체포된다.

머슴으로서 과감히 왜적의 총칼 앞에 당당히 맞서게 한 힘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기인되었던 것일까?
그 어떤 의식화나, 지적 능력이 있었을 리 없었지만 오직 나라를 위해,
민족을 위해 적들의 총칼 앞에 온몸을 던질 수 있었던 담살이 안규홍....!
역사적 인물, 전통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자칫 행사적, 기념비적 공연으로
전락될 수도 있는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연극적 진실성이다. 이것이 우리의 주인공에 대한,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가
산화해 간 선조들에 대한 작업자들의 예의가 아닐까?

작품 <머슴새>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초야에 쓸쓸히 묻혀있던 어느 이름 없는
의병장의 이야기이다. 그의 순수한 열정과 혼이 오늘 우리들 가슴에 살아 흐르고
있음을 연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안규홍보다 더 숭고한 정신으로
이 땅에 산화해 간 이름 없는 사람들의 혼들이 이 땅 곳곳에 스며 있으며
그들의 혼들을 되살려 관객들과 함께 오늘의 삶 속에 투영하는 일이 연극의 중요한
몫일 수밖에 없음 또한 확인한다. 오늘 우리의 행복, 우리의 신명은 결코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니겠기에.

구한말 1879년, 4월 10일, 전남 보성군 우신리 택촌에서 낙후한 양반의 후예로
태어나, 겨우 10살 때 끼니를 위하여 깔담살이(어린 머슴)로 들어가 만 19년간을
남의 집 담살이(머슴)로 살다가 국운이 기우는 1908년 3월 전라남도 보성군 문덕면
소재 동소산에서 항일의병을 일으켜 전라도 일대에서 신출귀몰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애석하게도 1911년 체포되어 이름 없는 민족의 별로 산화한 담살이
의병장 안규홍의 감동어린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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