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섯 자 골목에서 피어난
지혜와 양보의 미학
경계를 다투던 이웃, 그리고 한 통의 편지가 전한 마음.
이 작품은 작은 골목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갈등을 품은 세상에 던지는 따뜻한 질문이다.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 한 발 물러섬 속에서 피어난
진정한 인간다움- 오늘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품격 있는 삶’의
길을 조용히 일러준다.

청나라 시기 고사에서 유래한 이야기로, 타인과의 갈등 속에서도
예를 지키고 양보함으로써 조화를 이루는 전통 미덕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작품이다. 본서는 ‘육척六尺’이라는 작은 골목길에서 벌어진
이웃 간의 경계 분쟁을 중심으로, 인내와 절제가 어떻게 인간관계를
회복시키고 공동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청(淸)나라 강희(康熙) 황제 때 장영(張英)이란 정승이 있었다. 그의 고향 집이 안휘성(安徽省) 동성(桐城)에 있었다. 장영의 고향 집이 낡아 고향의 친족들이 수리하게 됐다. 친족들은 원래 땅을 정확히 측량해 찾아서 담을 밖으로 더 내어 쌓으려고 했다. 이웃의 오씨(吳氏) 집안도 세력이 만만찮았는데, 당연히 안 된다고 하며 공사를 못하게 했다. 마침내 장씨 집안에서 관가에 고소를 했는데, 고을 원은 마음속으로 현직 정승인 장씨 편을 들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오씨 집안에서는 그럴 줄 알고, “만약 그런 식으로 처리하면 우리는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미리 고을원에게 경고를 했다. 그러자 고을원은 판결을 내지 못하고 시간을 끌었다.
장영의 친족들은 “우리 집안의 정승 어른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저자들이 모르는구먼!” 하고는, 그런 전후 사정을 상세히 적은 편지를 조정에서 벼슬하고 있는 장영에게 보냈다. 장영은 편지를 받고서 이런 시를 지어 보냈다.
“천리 멀리 편지를 보낸 것은 단지 담장 때문인데, 그들에게 석 자를 양보한들 무엇이 해로우랴? 긴 성 만리가 지금도 아직 남아 있지만, 그 당시 진시황은 볼 수가 없네.[千里送(어떤 책에는 修자로 되어 있음)書只爲墻. 讓他三尺又何妨. 長城萬里今猶在, 不見當年秦始皇]” 편지를 받아본 고향 사람들은 정승의 뜻을 알고, 밖으로 내어 새로 쌓으려던 담장을 도리어 석 자 안으로 들여서 쌓았다. 이웃 오씨 집안에서도 이에 감동하여 담장을 자진해 석 자 안으로 들여서 다시 쌓았다. 장영이 현직 정승의 권력을 이용해 자기들을 억누르면 결국은 당할 수밖에 없었는데, 관대하게 먼저 양보하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내 두 이웃 사이에 6자의 넓은 골목이 생겼다. 두 집안이 대대로 화목하게 지냈다. 강희 황제가 이 사실을 알고서 골목 입구에 패방(牌坊 : 어떤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서 큰 대문처럼 세운 기념물)을 세워 주고, 그 위에 ‘예양(禮讓 : 예의로 양보하다)’이라는 두 글자를 새기게 했다.
장영은 이 외에도 백성들을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 그의 아들도 정승이 됐으니, 곧 ‘강희자전(康熙字典)’ 편찬업무를 주도한 장정옥(張廷玉)이었다. 그 이후로 후손들이 대대로 관직이 끊어지지 않고, 운기(運氣)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착한 일을 계속하는 집안은 반드시 충분한 경사가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라는 주역의 교훈이 그대로 증명되고 있다. 이 편지는 후세에 전해지는 겸손과 예의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 일화의 재현을 넘어서, 전통 윤리와 현대 사회의 접목을
통해 관객과 독자들에게 삶의 지혜와 인간됨의 본질을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
다양한 인물 간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낮추는 덕목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특히 청소년과 시민 교양 교육의 소재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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