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도 계절도 알 수 없는 곳.
죽은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 중년남자가 나타난다.
각자 스스로 ‘절대’라고 여기는 것을 안고 있는 그들의 앞에
허름한 차림의 악마가 서있다.
악마는 세 사람에게 이곳에서는 각자 안고 있는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내려 놓으라 말한다. 그러나 세 사람에게 그것은 순수, 사랑, 신앙이라는
각각의 삶의 목표, 긍지, 명예, 이유와 같은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 내려놓지 않고 악마와 갈등관계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들이 지키려던 삶의 어떠한 것들이
죽음에 대한 보람이나 천국으로 갈 수 있는 긍지나 명예가 아니라
그 속에 갇힌 채 얽매이고 죽어 있었던 모순적인 자신의 삶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세 사람은 진짜 의미의 천국을 알게 되고
그들 스스로의 진정한 천국으로의 원정을 떠나게 된다.

이 작품은 ‘시나 린조 전집’ 제12권(1972. 9)에 실린 ‘천국으로의 원정’.
<천국으로의 원정>은 신극(新劇,90호, 1961. 1)에 발표되었고,
일본 청년좌 제21회 공연으로서 배우좌 극장에서 상연되었다
이 작품은 1960년 2월호에 발표된 ‘손가락’(指)에서, 피란델로의 ‘문(門)‘,
사르트르의 ’출구 없음‘, 아베 고보의 ’제복‘ 등을 들어 예시한 바 있듯이,
완전할 수 없는 '존재들’인 죽은 사람들을 묘사하고 있다.
두 그루의 마른 나무는 인간계의 상대적 관계를 상징한다.
그 ‘죽음의 나라’ 에 지나치게 순수해서 자살한 젊은 남자,
너무 많은 사람을 사랑해서 타살된 젊은 여자,
지독한 신앙심으로 병들어 죽은 중년 여자,
이 세 사람이 돌을 젊어지고 나타나지만,
어디로 가면 좋을지 알지 못한다.

돌이 상징하는 인간이 젊어진 무거운 짐은, 자기 절대화의 상징이다.
죽어서까지 자신을 ‘절대’ 로서 내세우며, 싸우기도 하고, 자살하려고 하는 것은,
“죽어서 죽는다.”고 하는 이중의 부정(否定)을 의미하고, 이를 통해서 ‘삶’을 묻고 있다.
다시 말하면, 노인에게 빌린 무거운 점을 돌려주는 행위에서 볼 수 있듯이
“죽은 것처럼 산다.” 는 것을 작가는 쓰고 있다.
그리고 작기는 자신의 모티프로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자신의 주의주장에 절대성을 주는 것이, 나에게는 현대의 광기이며,
나아가 죽음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극단 청년 좌 No.34 팸플릿 작자의 말 1971.8)

시나 린조(椎名麟三: 1911∼1973)
본명은 오쓰보 노보루이며, 효고 현에서 태어났다. 그는 1926년에 중학교를 중퇴하고, 오사카로 가출했다. 여러 직장을 전전하면서, 독학으로 전문학교 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1928년에 우지가와 전철에 입사하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일본공산당 우지가와 전철 세포주임으로 활동하면서, 등사판 신문에 논문과 소설, 희곡 등을 발표했다. 1931년 검거되어 2년간의 감옥생활을 했으며, 이때 철학서와 성서에 친숙해졌다. 그리고 1938년에 니가타 철공소 본사에 입사했다. 이 무렵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을 읽고 문학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 1947년 ‘전망’에 발표한 ‘심야의 주연‘은 무거운 관념과 생활의 일상을 독특하게 융합시키고 있으며, 전후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반호노을 불러일으켰다. 1950년 그리스도교에 귀의하고, ‘해후’(1952)를 경계로 그리스도교에 관련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니힐리즘에 빠져 있던 작풍은 ‘자유의 저쪽에서‘ (1953∼ 1954), ’아름디운 여자‘ (1955)를 통해 점차 생의 실존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최후의 장편으로 ’징역자의 고발‘ (1969)이 있다. 그로테스크한 유머의 풍미를 가진 뛰어난 극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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