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리차드 빈 '이단자들'

clint 2026. 4. 1. 08:53

 

 

여교수 다니앤와 그녀를 찾아온 딸 피비의 기후관련 대화로 시작된다. 
새로 입학한 남학생 벤이 기타를 메고 교수실을 찾아오고, 딸과 남학생의 마주보는 
눈길이 심상치가 않다. 곧이어 학과장 케빈이 등장하고, 다니앤의 온난화가 지구의 
주기적인 현상일 뿐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논문발표를 중지하라고 한다. 
그러나 다니앤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연구 내용을 대담형식으로 발표한다. 
대학에서 이 사실을 알고 다니앤에게 징계처분을 내린다. 다니앤은 울음을 터뜨린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겨울. 별장에 묵고 있는 다니앤과 피비의 일상이 펼쳐진다. 
딸 피비은 거식증과 신경과민, 그리고 폭발적인 감정변화를 보이는 문제 처녀다. 
피비에게 이끌려 모녀는 잠시 밖으로 나간다. 그 사이에 학교직원이 등장해 이층으로 

올라간다. 모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케빈이 찾아온다. 그도 여교수의 연구에 
동조를 한 것으로 퇴직을 당하고, 이혼까지 한 것이 알려진다. 두 사람이 젊은 시절 
연인관계였음이 밝혀진다. 벤이 찾아오고, 피비와 벤의 사이가 급진전된다. 
둘은 함께 다른 장소로 옮겨가려 한다. 어머니지만 딸의 격한 감정변화를 다스리지 
못 한다. 그러다가 어머니로서 딸에게 자중하라는 당연한 말을 하는데도, 피비의 
감정은 폭발하듯 격렬해지고, 심장마비로 호흡 중단 상태에 이른다. 이층에 있던 
교직원(다니앤의 자료를 찾으려 한것)이 내려와 인공호흡을 시키지만 별 효과를 
보이지 않으니, 응급차를 부른다. 피비는 죽은 것일까?
딸 피비가 임신한 몸으로 혼례식을 치르는 날이다. 벤이 물론 신랑이다. 
다니앤와 케빈도 부부처럼 가깝고 다정하게 보인다. 
그때 학교에서 다니앤의 복직연락이 온다. 여교수가 눈물을 펑펑 쏟는 장면에서 
막이 내린다.

 


이단자(The Heretic)는 지구환경문제를 다룬 연극이다. 
독특한 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른 각도에서 환경문제에 접근한다. 
현재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의 상승으로 해발 높이가 얼마 아니 되는 섬이나 
저지대의 육지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고, 자동차의 증가로 일산화탄소가 급증해 
각종 공해와 질병이 만연하고, 음식도 유기농 식품이 아니면 입에 대선 안 된다는 
각종 여론과 미디어 매체의 선전이라든가, 마치 곧 지구의 종말이 닥칠 것처럼 
떠들어 대는 일부 환경, 종교단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그런 과학적인 연구를
고지구물리학과 교수 다니앤과 제자 벤이 연구한다. 이들은 실제로는 지구 온난화 
현상은 주기적으로 다가오는 현상이고, 북극의 빙산이나 에베레스트의 빙하가 많이 
녹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고, 한 냉대가 도래하면 자연히 정상 회복하리라는 
기후관련 과학자이자 주인공인 다니앤 교수의 주장을 두고, 학교와 여교수의 갈등, 
지구 온난화와 공해문제로 각종장비와 유기농 식품 판매로 거부가 된 기업체가 
여교수의 온난화관련 논문발표를 적극 방해하면서, 학과장과 여교수와의 수십 년간 
이어온 연정 같은 인연, 학교직원의 돌출행위, 그리고 자녀와 제자의 사랑이 
절묘하게 작품에 그려진다.

 



연극 <이단자들>은 2013년 초연 당시 '인위적 온난화에 과학적 반기를 든다'는 
색다른 소재와 독특한 캐릭터,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극단 사개탐사에서 번역·윤색의 박혜선이 연출까지 맡아 서강대학교 메리홀 초연
공연을 함. (2013. 8. 22 - 9.1)
2020년 9월 국내 관객의 폭넓은 이해를 돕기 위해 번안 각색 되어 재공연 된 후 

2021년 제42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빈틈없는 논리와 확실한 증거를 생명으로 하는 과학에서 소재를 따왔지만, 
작품은 인간 삶 속의 불확실성을 얘기하며 여러 종류의 사랑을 전한다.

 



다이앤의 대사와 논리는 친환경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아슬아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친환경주의는 극단주의에요. 자아도취에 빠진 종교집단 같죠. 물론 다 그렇진 
않겠지만, 대부분이 타인의 선택에 대해 관대하지 않아요. 지구 멸망이라는 픽션을 
인질 삼아 모든 인간을 집단화한다고요. 친환경주의는 현대판 전체주의일 뿐이에요."
다이앤의 이 대사는 또 다른 극단이다. 흡사 이념대립 같은 양상을 띤다. 
그녀는 지구온난화가 산업화 등으로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기후주기의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 친환경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지구의 위기는 진실일까? 
이러한 위기감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일까? 
혹, 누군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필요하게 
우리의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

 



리차드 빈 (Richard Bean 1956~), 영국작가다. 
루부르 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을 전공했다. 1989년~94년까지 코메디언으로 활약.
1995년 리차드 빈이 집필한 바보들의 낙원(Paradise of Fools)이라는 스테픈 맥네프의 오페라(Stephen McNeff's opera)가 유니콘 시어터(Unicorn Theatre)에서 공연되고, 1996년에는 장막극 쥐새끼들과 남자들(Rats and Men)이 캐널 카페 시어터에서 공연된 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BBC Radio에 들어가 소니 어워드(Sony Award) 수상후보로 지명된다. 향후 <한 사람과 두 주인(One Man, Two Guvnors 2011)> <이단자(The Heretic 2011)><체구가 큰 노동자(The Big Fellah 2010)> <게임 집(House of Games 2010)> <영국인은 아주 좋아(England People Very Nice 2009)> <지붕위에 오르기(Up on Roof 2006)> <우울증 환자(The Hypochondriac 2005)), <밀월의상(Honeymoon Suite 2004)> <고래 등 밑에서 Under the Whaleback 2003)> <스맥 패밀리 라빈슨(Smack Family Robinson 2003)><갓 바더러스The God Botherers 2003)> <유심론자들(The Mentalists 2002)> <미스터 잉글랜드(Mr England 2000)><토스트(Toast 1999)> 등을 집필했다. 한 사람과 두 주인(One Man, Two Guvnors)과 이단자(The Heretic)로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즈(Evening Standard Awards 2011)의 베스트 뉴 플레이(Best New Play)로 선정되어 두 작품이 공동수상되고, <지붕 기어오르기(Up on Roof)>로 TMA Awards 2006, : Best New Play <수확(Harvest)>으로 비평가그룹 상(Critics' Circle Theatre Awards 2005), 로렌스 올리비에 상 (Olivier Awards 2005), <고래 등 아래에서(Under the Whaleback)로 조지 디바인 상(George Devine Award 2002), 밀월의상(Honeymoon Suite)으로 피어슨 어워드(Pearson Award 2002)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