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유진 오닐 번안 '긴 귀향 항로'

clint 2026. 2. 2. 19:12

 

 

부산 부둣가의 하류 주점이 무대이다.
이곳은 외항선의 뱃사람을 상대로 하는 술집으로 복마담과 철수가 얘기를 나눈다.
오늘 러시아에서온 용가리호가 유일하다고 철수가 말한다.
그리고 멍텅구리배에 태울 선원도 2, 3명 필요하다고 복마담한테 정보를 준다.
잠시 후, 그 배의 와항선원으로 보이는 4명이 약간 취해서 들어온다.
삼식, 봉두, 광식, 광태다. 순간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복마담.
봉두가 들어오면서 둘러보고 6년전에 이 집에서 곯아떨어진 통에 껍데기를 홀라당 
벳겼다고 투덜댄다. 복마담은 극구 부인하고. 뱃사람들은 위스키를 시킨다.
누군가 주머니에서 외화를 세는게 눈치빠른 철수와 마담눈에 치인다.
광태는 여자를 찾아 다른 곳으로 가자는데 철수가 다 준비했다고 한다.
그래도 아는데 가자니까 복마담은 어느새 여자를 불러 데려온다.
미스리와 미스김이 들어온다. 여자가 끼자 술판은 화기애애해지며
활기를 띠기 시작하고 각종 술과 안주가 들어온다.
선불인지, 시키고 돌아가며 술값을 치르는데 모두 외화로 가진게 두툼하다.
여자를 밝히는 광태는 여자를 옆에 끼고 주무르며 신났다.
옆방에서 음악소리가 나고 거기에서 마시고 춤도 추고 노래 부르는가 하면
테이블에는 삼식과 미스리 둘만 남았다. 복마담은 계속 술을 멕이라고
신호를 주고 삼식은 술을 많이 마셔서 사양한다. 자기는 이곳 부산 출신이라
배를 그만 타고 농사나 짓겠다고 한다.
잠시후 룸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나며 모두 홀로 나오는데 광태는 완전 취했고
봉두와 광식은 계속 마실양으로 위스키를 또 시킨다.
복마담은 여기저기 돌며 술 권하기 바쁘고 봉두와 말싸움도 한다.
봉두는 광태를 배에 뉘고 온다며 광식과 부축해서 나간다. 삼식만 남았다.
그리고 삼식이 술을 안 마시자, 복마담은 몰래 뭔가를 맥주잔에 탄다.
그리고 맥주를 권하고, 마시는 삼식, 서서히 허물어진다.
그리고 잠시 후, 깡패들도 보이고, 정신을 잃은 걸 확인한 미스리가 지갑을 뒤져 
돈을 빼내 마담한테 준다. 깡패들이 삼식을 양쪽에 끼고 사라진다. 
잠시 후, 봉두와 광식이 들어와 삼식을 찾는데, 마담은 태연히 미스리와 잠시 
어디 갔다고 태연하게 말하고 다시 두 사람한테 술을 권한다.
술이나 더 마시자고 하는데... 막이 내린다.

 



배경이 되고 있는 곳은 부산 부둣가의 하류 주점. 이곳의 분위기는 피폐하고 

어두침침, 더럽고 어수선하며, 게으르고 일상에 찌든 듯한 느낌을 준다. 

희망이나 건실한 생활은 없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돈’이라는 것에 

묶여 움직이며 부정적이고 암울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여기에 배 일로

힘들게 돈을 벌어 그대로 술로 탕진하는 선원들과 이런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온전한 삶을 살려는 삼식(올슨)이 등장하지만,

그마저도 술 한잔으로 모두 산산조각이 나버린다. 특히 그는 고향에서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과 함께 그동안 모은 돈으로 농사를 짓고 산다는 꿈을 가진,

작품에서 유일하게 희망적인 인물이지만 그를 유혹하는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술집 사람들에게 돈을 털리고, 멍텅구리 배에 끌려가게 된다.

이 작품에는 권선징악이 나오지 않는다.

 



오닐이 실제 선원 생활 후 경험을 살려 1917년 집필한 작품으로
가장 비극적인 단편이며 제목과 같이 고향으로 귀향하는 길은 험란함을 보여준다. 
부둣가의 한 허름한 주점에서 글렌케언호 선원들이 모처럼 여흥을 즐기고 있다. 
올슨은 지겨운 선원 생활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가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개성과 묘하게 어울어지는 조화, 또는 불협화.희화화 된 
인물들이지만 그들 안의 비극이 눅눅한 습기를 머금고 조금씩 배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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