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 도창이 시작되며 조용히 무대에 나타나는 기녀와 기생어미 그리고 그녀들을
보조하는 두세 명의 기녀들이 무대에 자리잡는다. 도창이 흐르는 동안 한 여인이
동기(童妓) 학습을 끝내고 그의 어미로부터 정식으로 기방에 들 수 있는 기녀로서의
입문의식이 전개된다.
1경: 기방 입문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뒤편에서는 동기 학습과정 중 그녀가
배워야 했던 시서화 악가무가 재현된다. 교방에서 배운 입춤, 검무, 장고춤 등이
펼쳐지며, 이에 상응하여 한량들의 한량무가 어우러진다.
2경: 사랑 한 명의 한량만 남기고 모두 퇴장한다.
이제 무대 위에서는 한량과 기녀의 사랑을 주제로 한 사랑춤이 시작된다.

3경: 이별 사랑춤에 흠뻑 취한 한량에게 다가가 임금께서 새로운 관직을 내려주는
고신교지의 내용을 알린다. 새로운 관직을 받아 한양으로 부임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한량. 그를 모셔가는 일군의 사령들은 풍물을 앞세워
영전해가는 길을 앞에서 트고간다.
4경: 죽음.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에 기녀는 죽음을 선택하고,
일순 무대에는 정적과 함께 정주와 범종소리가 그녀의 죽음을 알린다.
5경: 진혼. 님을 떠나 보낸 여인의 애석한 죽음을 애도하는 선비의
승무가 바라춤과 나비춤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염불과 법고에 이어 이제 진혼의 클라이맥스인 7고무로 치달으며
어느 해어화의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해어화'는 우리의 교방예술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인 승무, 살풀이, 한량무, 7고무를
축으로 구성된 창작작품이다.
교방예술은 천년 전부터 이어져 온 우리 무용의 근간이며, 기예가 능한 예인들에 의해
전수된 춤이다. 이는 이 땅의 역사의 진전에 따라 다양한 변천의 과정을 거쳐 오늘날
한국 춤의 핵심을 이룬다. 따라서 우리는 이 공연을 통해 천년의 예맥을 찾아본다.
교방예술의 주인공은 고도로 훈련된 기예(藝妓)들이며 이들은 당대의 가장 자유로운
예인이었으며 이들의 기예는 국가적 차원의 관리를 받아왔던 전통예술이다.
이 작품은 그들의 사랑과 이별 예술혼을 그려낸다.

춤과 악기, 노래, 연기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서울예술단은,
차별성과 독특성을 살려 '가무악'을 발전시키고 있다. 사물놀이에 춤이 가미된 형태
가무악에 전통연희의 양식, 한국인의 지혜와 정서, 신명이 담겨있는 구전설화와 노래,
옛 놀이 등을 결합시켜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1999년 비나리 '상생', 신라의 시가를 구성한 시가무(詩歌舞) <향가>(99),
드라마적 요소를 강화한 극가무(劇歌舞) <청산별곡>(2000), 타악적 요소를 보강한
악가무(樂歌舞) <환생>(2001)을 선보인바 있다.
이 <해어화>도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의 정서를 노래(歌)와 춤(舞)과 음악(樂)으로
풀어내는 서울예술단만의 겸허한 실험이며 도전이다.

서울예술단 공연 2002년 11월 한전아츠풀센터에서 공연
예술감독: 신선희
극본: 김용범
연출 김효경
안무 채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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