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넬은 시골 마을의 예쁜 처녀. 어려서 고아 신세가 돼 친척들 손에서 자란
그녀의 꿈은 불꽃아가씨선발대회에 뽑혀, 이 지긋지긋한 마을을 떠나는 것.
꽃다운 스물 넷의 그녀는 그러나 헤픈 행실로 허전한 마음을 달래는 여자다.
독립기념일에 맞춰 벌어지는 불꽃축제. 그녀는 이제 명실공히 최고의 미녀로
거듭나려 한다. 드디어 카넬은 최종 후보 5명에 들었다.
하지만 결선에서 낙방한다. 부끄러움에 못이겨 지붕에서 뛰어내리려던
카넬은 흥겨운 축제 행렬에 마음을 돌이켜 대열에 합류한다.
대회 출전을 위해 갈색머리를 빨간색으로 물들였던 자신을 후회하며...

<불꽃아가씨 선발대회>는 여러 가지 복잡한 사건이 미국 독립기념일 날 미시시피 주의 작은 마을 부룩헤이븐에서 개최되는 미인대회에서 일등상을 받으려는 카아넬 스코트의 시도를 둘러싸고 전개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미인대회에서 일등상을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카넬의 모습과 그녀가 경험한 부모, 아주머니, 아저씨의 죽음의 세계, 갖가지 병으로 썩어가는 맥샘, 인생에서 아무것도 성취한 것이 없다는 엘레인, 그리고 인간적 연민은 갖고 있지만 자제력이 부족한 정신병원에서 갓 나온 델마운트 등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삶이 죽음, 재앙, 질병, 좌절, 고독 등으로 가득 차있음을 명백히 극화한다. 그러나 베스 헨리는 카넬이 미인대회에서의 굴욕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실패를 받아들인 후 델마운트, 포파이와 함께 불꽃놀이를 구경함으로써 위안을 얻는 것으로 극을 끝낸다. 베스 헨리는 자기 작품의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삶의 실패, 어려움, 불행 등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삶을 인내하게 함으로써 적어도 인내하는 인간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베스 헨리는 1952년 5월 8일 미시시피 주 잭슨에서 출생했으며 스스로 자기 극작에 있어서 영감의 주원천은 미시시피에서 보냈던 생활과 남부의 구술 전통 (the southern oral tradition)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그녀 극의 특질을 언급할 때 남부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무엇보다도 베스 헨리의 작품들은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음의 범죄'의 헤이젤 허스트.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의 캔톤. '불꽃아가씨 선발대회'의 부룩 헤이본은 모두 미시시피의 작은 마을이다) 배경이외에도 강한 가족의식 및 그것의 붕괴로 인한 고통, 있을 법하지 않은 것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능력, 유머와 공포의 기괴한 혼합, 남부 방언의 사용 등이 이 작가의 극이 남부적인 특징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두드러진 예이다. 또한 등장인물들 역시 남부적인 풍취를 강하게 풍기며, 일반적으로 난폭함이 잠재된 기이한 인물들 (예를 들면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의 마살, '불꽃아가씨 선발대회'의 델마운트, 만족감올 얻으려고 하는 반항아들 (예를 들면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의 코랄드, '불꽃아가씨 선발대회'외 카넬), 삶에서 성취하지 못한 인물들 (예를 들면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에서 죽은 제이미와 캐티, 불꽃아가씨 선발대회의 엘레인)로 유형화 되어 베스 헨리의 모든 극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음의 범죄를 비롯해서 제이미 포스터의 철이제. '불꽃아 가씨 선발대회' 등은 베스 헨리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모든 극에서 작가는 가족 간의 애정상실로 인한 가족의 와해’ 감정적 혹은 정신적인 추구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부 마을이라는 작은 사회 내에서 드러나는 개인을 억압하는 사회적인 힘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주제는 전통적인 이상의 붕괴와 관련을 갖는다. 때때로 그녀는 남부라는 소재의 편협성 때문에 이런 주제의 탐구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베스 헨리 극의 소재가 남부를 배경으로 그곳에 거주하는 사회부적응 자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 작가는 서로 상처를 입히고 또 상처 입은 채로 살아가는 인간들의 세계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그녀는 인간의 약점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동정적으로 그리고, 실패, 좌절. 죽음 등이 팽배한 무의미한 삶 속에서도 인내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나타냄으로써 보편적인 호소력을 얻게 된다. 베스 헨리 극의 두드러진 극작기법은 한마디로 정신적. 육체적 죽음 및 질병 그리고 사랑의 결핍과 가족 간의 단절로 인한 소외 내지 공허감이 팽배한 인간 삶을 연민을 갖고 해학적으로 그려내는 희극의 기법이다. 따라서 그녀의 극에는 익살극적인 요소가 많다. 마살이 불루베리 파이를 던지는 것, 브로커가 시체 위에 떨어진 햄 조각을 집어먹는 것, 레온이 웨인에게 콩을 던지는 것 (이상 '제이미 포스터의 철야제;). 포파이라는 이름의 유래, 선물로 받은 상자에서 개구리가 튀어나오는 것. 카아넬이 미인대회 개회행진에서 드레스에 걸려 넘어지는 것, 델마운트의 다친 다리에 아이스크림을 바르는 것 (이상 불꽃아가 씨 선발대회') 등 그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베스 헨리는 여러가지 좌절이나 실패 또는 가속되는 불행을 표면상 엉뚱하고 우스꽝스럽게 과장시켜 극화할 뿐 아니라. 일상적인 상황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기괴하고. 해학적으로 나타냄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간 삶에 대한 작가 자신의 희극적인 인식을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그녀 스스로는 사람들이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stressful situation)' 에 집중하여 극을 구성함으로써 인간관계의 위기적 상황을 보다 해학적으로 극화할 수 있다고 밝힌다. 하지만 베스 헨리는 죽음, 가족의 분열, 고독, 잔인함 등이 혼란스럽게 뒤엉킨 세계에서 살아가는 상처 입은 인간의 삶을 단순히 해학적으로 그리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징 내지 메타포를 통해서 그런 황량한 인간조건을 예리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그녀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의 육체적 불구와 질병 그리고 죽음은 그들의 도덕적, 감정적, 정신적 불모상태를 상징한다. 또한 그녀의 극에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생존을 위해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불평이나 불만 또는 불행감에 대한 보상으로 뭔가를 먹고 마시기 때문에 음식과 음료, 특히 술 일종의 최면제를 나타내는 메타포로 쓰이고 있다. 이러한 상징과 메타포는 희극적 양상으로 제시되고 있는 인간 약점과 황량한 인간 삶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보다 진지하고 심화된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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