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식당 설거지 실에서 근무하는 남자1과 2.
남자 1은 교수 부인을 아내로 두고 자랑스러워 한다.
하지만 자신의 신분은 은행원이라고 속여서 결혼한 처지이다.
은행원인 양 양복을 빼입고 출근하지만 식당 설거지일을 하고 있으며
은행원 월급을 맞추기 위해,저녁엔 건물 청소일까지 하고 있다.
그는 결혼을 통해 신세 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자2는 밤무대 가수와 열애중이며 오늘 식당 설거지 실로 그녀를 초청하여
청혼할 거라고 한다. 남자1은 그런 남자2를 비웃는다.
밤무대 가수라는 직업도 웃기지만 이런 냄새나는 곳에서 청혼을 하려고 하다니,
비웃는다. 하지만 남자2는 그녀는 자신의 이런 직업을 무시하지 않으며
그녀 또한 이곳에 와보고 싶어한다며 떳떳해 한다.
하지만 그 식당 설거지실에 나타난 그녀를 보고 남자1은 경악하는데............

2005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인 이 작품은 두 남자의 이야기다. 한 남자는 정략적 결혼으로 부와 명예를 얻으려는 사람이고 한 남자는 한 여자를 좋아 한다는 이유로 결혼을 하려는 사람이다, 둘의 엇갈린 결혼관 사이에 한 여자가 있다. 여자는 한 사람이지만 두 남자의 배우자와 애인, 두 개의 얼굴로 살아가고 있다. 서로에게 자신의 거짓된 모습을 숨기기 위해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죽음을 강요당한다. 그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사회인가....... 그는 죽을 것인가...... 작품은 결혼이라는 제도를 사이에 두고 세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비단 결혼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만나고 있느냐에 의문을 두고 있다.

사람과 사람은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 우리는 상황에 따라 역할을 맡게 되고, 그 역할의 가면에 충실하지 못할때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이러한 '가면'의 속성과 그 이면의 사실을 밝혀내는 작업이 '연극'일 것이고, 연극작업 안에서 가면을 가장 첨예하게 경험하는 이들이 바로 배우일 것이다. 배우란 자아와 역할의 사잇길에 존재하기에. 본 공연은 이러한 가면에 관한 이야기이다. 연습장면 안에 공연장면을 담고 있는 액자형식의 구조는 배우의 가면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극중 극의 등장인물들이 쓰고 있는 실존적 가면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해줄 것이다. 또한 배우와 연출가라는 역할의 가면은 무엇이며, 그 가면에 가리워진 그들의 진솔한 고민은 무엇인지, 연극작업의 숨겨진 갈등 또한 들여다볼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점점 가식적이고 이기적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가면 속의 순수함을 드러내는 것은 자칫 위태로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위태로움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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