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럭행상으로 어려운 삶을 이어가는 부부와 자식의 이야기다.
트럭행상은 휴지, 칫솔, 머리빗 같은 1000원 대의 생활용품 판매상이다.
딸은 가출해 행방이 묘연하고, 아들은 한동안 소식이 없다가 부부가 행상 하는
장소에 등장한다. 부모가 보고 싶어 온 게 아니라 목돈을 얻으러 온 것이다.
당연히 아버지의 노여움을 산다. 부자간의 갈등이 펼쳐지면서 어머니가 이를
제지하기 위해 애쓴다. 부자간에 이런 광경이 잠시 멈춰지면서 부모가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한 사나이가 등장해 부부의 아들에게 빚을 갚으라고 강요한다.
아들이 사정하며 기다려달라고 하자, 사나이는 빚 대신 트럭을 갖겠다며,
행상트럭을 몰고 가려한다. 아들이 트럭에 밧줄로 몸을 묶어 저항하지만 결국
트럭에 끌려 가 트럭과 함께 사라진다. 부부가 돌아와 망연자실하면서도
자식이 새 사업을 하기 위해 트럭을 몰고 간 것으로 알고, 물건을 정리한다.

심사평
제4회 윤대성 희곡상에는 모두 40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이 작품 중 <핏대>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 진행이 안정적이라는 것이었다. 단막극은 하나의 메인 플롯, 하나의 중심 사건으로 구축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 점에서 <핏대>는 단막극에 가장 충실한 극작술을 보여주고 있다. <핏대〉라는 제목은 가족에 대한 ‘증오’와 ‘애정’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 작품은 제목이 갖고 있는 중의적 의미를 극의 후반부에 드러냄으로써 극적 효과를 최대화한다. 이 작품의 단점이라면 다소 설명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만 이것이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정도로 커보이지는 않는다. <핏대>가 본심에 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단막극에 대한 이해와 극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능숙하게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제4회 윤대성 희곡상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트럭에서 행상을 하는 부모와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타난 아들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로 서로 사랑하는 것 같지만 가슴 깊이 증오를 가지고 있고,
미워하는 것 같지만 애틋함을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핏대' 세우는
이야기들이 펼쳐지다가 그들 가족의 가슴 아픈 과거사가 드러난다.
작품은 끊임없이 극으로 치닫고, 각각의 인물은 외형적으로 단순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매우 깊은 내면을 가졌다. 그들은 계속해 숨겨진 모습을 드러낸다.
무조건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이라는 인간관계는 오묘하다.
그러한 특성 때문에 가족 관계는 한 인간의 매우 큰 지지 기반이 되기도 하며,
반대로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가족은 희비극을 탄생시킬 수 있는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핏대>는 이렇게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다.

고정민
2018년 <핏대>로 윤대성희곡상을 수상하고, 희곡 <초상, 화(畵)>는 “대사에 담긴 연극성과 문학성이 단연 탁월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3회 대산대학문학상 희곡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기대되는 극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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