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금지 '세자의 피'

clint 2025. 5. 31. 08:09

 

 

 

8일째 되던 날... 벽을 긁는 소리조차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一國의 왕위 계승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노선을 달리했다는 
이유만으로 뒤주에 갇혀 비참하게 죽어간 사도세자, 이선!
그리고, 권력 앞에서는 부자의 정도 부부의 연도 
모두 헌신짝처럼 내던질 수 있었던 사람들...
분명 사도세자는 1762년 어느 날, 
어두컴컴한 뒤주 속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럼 왜 세자는 뒤주에 갇히게 된 것일까?

영조의 형님이었던 경종이 동생 영잉군에 의해 독살당했다는 설에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동생이 선왕을 독살하고 왕권을 쥔
내용을 차용하여 영조를 클로디어스화 한 것이다.

 

 


선대왕 경종의 사당에 밤마다 유령이 떠돈다는 소문에
세자는 영조가 내린 '사당 접근금지'라는 명을 어기고 선왕 유령을 만나고
동생이 준 음식을 먹고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이때부터 세자는 햄릿같이 고뇌하고 영조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다.
상황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밤마다 기녀 빙애 방에 드나들며...
세자빈은 영상인 오빠와 세자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는다.
게다가 첩에게서 아들이라도 태어난다면 상황은 불리하게
될 것을 경고하는 오빠.
결국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 영상은 영조에게 고하고, 정신이 산란하니...  
그리하여 뒤주에 갇히게 된 것이다

 



경종이 동생 영잉군에 의해 독살당했다는 설은 그 당시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나오는 것으로 당시에도 영조를 괴롭혔던 정통성의 아킬레스 건이었다. 

반대로 미친 척하다가 당쟁에 휩싸여 대신들의 건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영조에 의해 뒤지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정보를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며, 인간 관계에서 최소한의 신의와 도리를 져버리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게 냉혹하고 잔인한 사람들 속에서, 그리고 '사회'라는 이름으로 
보다 확장된 뒤주 속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21세기의 사도세자는 
어디에선가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이 "세자의 피"는 간신들의 모함으로 아버지 영조의 분노를 사,  
28살의 나이로 뒤주에 갇혀 요절한 "사도세자"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사도세자를 모함,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던 간신들의 행태를 통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여론을 오도하며 최소의 신의와 도리마저 

저버리는 권력 추종자들을 비판한다. 

 


작가의 글 - 김금지
안녕하십니까? 연극배우 김금지입니다.
작년 "다섯 하늘과 네 구름 동안의 이별'로 극단 김금지 창단공연을 하였고 이번에 '세자의 피로 두 번째 공연을 합니다.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햄릿"과 대비해서 쓴 작품으로 해외 연극제 참가를 목표로 했습니다. 연출은 극단 자유의 후배인 이원종씨가 맡았습니다. "오! 해피데이"의 연출자인 이원종씨는 앞으로 우리 연극계를 이끌고 나갈 기둥이 될 거라는 확신을 합니다. 여러분들의 지지와 사랑과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아무쪼록 빛나는 공연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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