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현재.
세계적인 현대 무용가 한승화는 조국에 귀국하여
사촌 오빠인 백교수와 함께 시골의 한 폐가를 찾아온다.
한승화는 왜 자신을 이런 의미 없는 폐가에 데려왔는지를 의아해한다.
한승화에게 조국은 낯설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
2장 대과거.
한 노인은 소리를 하고 집에 돌아오던 중
장돌뱅이한테 희롱을 당하는 화순을 발견한다.
취한 상태였으나 그 관상이 너무 좋아서
화순을 마을의 한 폐가로 데리고 온다.
한노인은 화순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치려하나
달포가 지나도록 익숙해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답답해 한다.
3장 과거.
한노인은 젊었을 적 꼭두쇠인 아버지를 따라 다니면서
방탕하게 살았으나 아버지에게 꼭두쇠를 대물림 받고는
조상의 깊은 뜻을 깨달아 사당패를 키워왔다.
그러나 모두 신식 패거리들에게 빼앗기고
늙으막에 화순을 만나 춤과 소리를 전수하려고 하는 것이다.
4장 현재.
한승화는 그녀의 어머니가 오빠에게 그렇게 끌려나간 후
아버지는 우물에 몸을 던졌으며, 해산 후 아버지를 찾으러
폐가로 돌아온 어머니마저 우물에 빠져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백교수로부터 전해 듣고 오열한다.
승화는 부모님의 체온이라도 느껴보고 싶어 볏단을 만지다가
대금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이 아버지의 유산이라 생각하며
편안함을 느낀다.
"덜미(꼭두각시)"는 마지막 광대의 2대에 걸친 가정의 비화를 통해 잃어버린 우리 정신의 줄기와 뿌리가 어디로 부터 어떻게 연연히 이어져 왔나? 그리고 지금 우린 어느 시점에서 방황하고 있나? 를 조명해보는 연극적 새로운 역사관이다.
태어나자마자 외국인 부모에게 입양된 세계적 현대 무용가 한승화는 자신이 한국인이며, 부모가 광대였음을 깨달은 후 자신의 춤이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려 추어지는 꼭두각시 춤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좌절에 빠진다. 그후 그녀의 집안내력을 잘 알고 있는 사촌오빠 백교수를 찾아가면서 극은 시작된다.
꼭두쇠 자리를 대물림 받아온 마지막 광대 한노인은 방탕한 풍류생활을 하다가 신식 광대패 (서커스단)에게 패거리들을 모두 빼앗긴다. 뒤늦게 조상님으로 부터 물려받은 대물림의 뜻을 깨닫고 장터에서 만난 소녀를 덜미로 거두어 춤과 소리를 가르치나 소녀가 몸을 움직이고 소리를 깨우치던 어느 날 신식 광대패들에게 덜미를 빼앗기고 만다. 자신의 춤과 소리가 전해짐을 확인한 한노인은 신식광대패들을 향해 "다뺏어가! 다! 그러나 내가 서있는 이땅, 내 몸속에 흐르는 뜨거운 피는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어"라는 마지막 절규를 남기고 미련없이 우물에 지친 육신을 던진다. 모든 내력을 듣고난 한승화는 이제부터 꼭두각시가 아닌 자랑스런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다시 춤을 추기 시작한다.
혼(魂)의 계승 - 작가 김수남
이 세상에는 인간사의 각 분야에서 끊기지 않고 대를 물리는 33인의 유니크가 존재하고 있어 인류는 멸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민족의 뿌리인 숙신의 비전에도 숙신족의 부활을 기다리는 유니크가 있다고 한다. 그 유니크는 왕으로부터 천민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때가 이르기 전에는 자신을 알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고 있다. 오늘의 유니크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언제부턴가 우린 주체의식을 주장하면서, 전통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정부의 정책적 차원에서 잃어버린 우리 문화예술의 발굴과 보존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적 문화예술에 대해 신경질적(?) 과민반응으로 창조적 작업을 급속히 장려하면서, 겉보기엔 우리적 문화예술의 창조가 주체의식의 확립이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대저, 문화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 우리 생활의 터전에서 자생되는 게 문화가 아니었던가. 우리 생활은 우리의 의식구조에 의해 그 특색과 냄새를 풍기면서 우리라는 인식을 하루아침에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반복하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해방이후, 서구적 교육은 우리의 의식을 바꿔버렸고 그 의식은 우리의 터전을 변질시켜버렸다. 그렇다면 우리 터전에서 자생되는 문화는 어디로 갔을까? 아니면 변질된 터에서 이루어진 문화를 우리문화라고 우겨야 할까? 작품 <덜미>에 등장하는 세계적 무용수 '한승화'는 잃어버린 터전을 현실에서 찾는 게 아니라, 혼의 전승이라는 정신세계에서 자신을 재발견하고 그녀의 새로운 예술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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