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광복을 앞당기기 위해 한몸 바쳐 일제 식민지의
마지막 총독인 고이소구니아키를 암살하려는 청년이 있다.
그는 가상의 지명인 신평역에서 거사에 쓸 총을 구해
서울로 가려한다. 그 대합실에 한 여자가 들어온다.
그녀는 신평읍 삼거리주막에서 일하던 여인으로 지금
그 주막으로부터 도망치 는 중이다. 남자는 거사를 위하여,
여자는 잡히지 않기 위하여 신평읍을 떠나야 한다.
그 자리에 역무원의 신고로 출동한 중년의 경찰도 합류한다.
교문리로 가는 열차에 같이 앉아 가던 남녀는 긴장된 상태로
대화와 느낌을 통해 서로의 미묘한 온기를 발견한다.
청년은 조국과 여인 사이에서 극심하게 갈등하다 폐결핵으로
죽어가는 여인을 위하여 살기로 결심한다.
삶의 새로운 지평을 찾은 청년은 경찰에게 거사에 쓰려했던
총을 건네고 여인과 함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
일제시대, 조국독립을 위해 거사를 준비하는 청년과
폐결핵으로 생명이 스러져가는 여인의 만남....
조국과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년은 선택할 다음 역은...
이 극은 한마디로 기차역을 무대로 한 개인성과 국가관 간의 충돌이자
휴머니즘의 상실을 역설하고 있다.
작가의 글 - 박철민
일제시대,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희생한 선열들이 있다. 그러나 사람사이의 인연 또한 조국만큼 소중하다. 인연은 가장 기본적인 삶의 패러다임이다.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 식민시대를 다룬 독립 얘기와는 다르게 한 여인을 위해 대의를 포기하는 청년을 다뤘다. 식민지 시대를 산 많은 사람들 중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쟁취된 독립과 그들의 피와 땀은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마음은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면서도 가족이나 다른 이유로 인해 대의를 따르지 못한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의 삶도 소중한 것이다. 넓은 의미로 보아 적극적 부일협력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민들은 식민시대의 저항자였다. 그것은 곧 그들도 소극적 의미의 독립투사들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광복되던 날,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평범한 사람들, 그들은 모두 이 나라의 근본이다.
작가_박철민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당선 <문상객담>(2008)
농민문학 수필 부문 신인상 당선(2005)
시집 <말죽거리 가족사> 수필집 <세상의 모든 아침> 출간
연작소설집 <기억의 습작>
희곡집 <장릉의 지문> 출간 준비 중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1) | 2025.05.01 |
---|---|
서범규 '양들의 울타리' (3) | 2025.05.01 |
뮤지컬 '인터내셔널 에어포트' (2) | 2025.04.30 |
최치언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 (2) | 2025.04.30 |
정복근 '밤의 묵시록' (4) | 2025.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