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전달된 의문의 메시지.
“나이파 이한필베”
대한민국에 저주를 내린 자는 누구인가?
사라진 역사, 잃어버린 땅
국가 소멸이 닥쳐올 인구 절벽.
모든 키워드는 한 곳을 가리킨다.
대한민국을 짓누르는 저주를 풀어라!
어느 날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의문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행정관 은하수는 메시지를 추적하라는 지시를 받지만, ‘저주의 예언이 이루어진다’는 이 괴기한 메시지는 아무리 추적해도 실마리조차 잡히지 않는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조차 해답을 내놓지 못하자 은하수는 전공 공부 대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읽겠다며 독서에 몰두했던 대학 동기 형연을 떠올린다.
메시지의 의미를 추적하던 중 형연은 단서를 찾기 위해 은하수를 무당집으로 데려간다. 은하수는 반신반의하며 무당을 비롯한 스님, 풍수사 등을 만나지만 어떤 소득도 얻지 못한다. 은하수는 중요한 문제를 비과학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형연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형연이 제시한 근거는 두 사람을 해답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대통령, 나아가 나라 전체를 향한 주문의 내막은 예상할 수 없던 주제를 직면하게 만든다. 일본에 의해 축소되고 조작된 역사와 잃어버린 땅.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를 향해 내려진 주문의 정체는 무엇인가? 드러나지 않았던 진실의 윤곽이 선명해지면서 모두가 충격에 빠지게 되고, 저주를 해독하기 위한 마지막 여정 속에서 등장하는 여러 갈래의 사건은 은하수와 형연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데…….
김진명 작가의 『풍수전쟁』은 지금의 시기에 과학의 언어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토속 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점철하면서, 사라진 역사에 실체를 더하는 작품이다. 누군가는 타의로 인해 잃어버린 우리 고유의 것을 되찾으려는 치열한 과정을 가치 없다 여길지 모른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를 향해 김진명 작가가 예리한 통찰과 질문을 쉼 없이 이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효율과 편의를 고도로 우선시하게 되는 요즘 세상은 물리적인 강자에 의해, 비합리적인 방식에 의해 단일화되고 있다.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일이란 우리 개인이 자신의 이름을 잃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무엇으로 하여금 우리를 우리답게 정의할 수 있을까? 셀 수 없을 만큼 이어진 침략, 침탈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잃었거나 잃어가는 건 무엇일까? 이는 현재에도, 먼 미래에도 시대를 초월하여 대한민국으로 되돌아올 물음일 것이다. 『풍수전쟁』은 우연하거나 필연적인 계기로 의문의 사건에 관여하게 된 두 인물을 통해,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역사적 진실을 기반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촉매가 되고자 한다. 그 일에 주체가 되는 건 더 이상 특정 세대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외면하지 않으려는 자, 고단한 과정에 자진하려는 자 모두가 내일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당사자가 될 것이다. 또한 『풍수전쟁』은 인구 절벽과 같은 직면하기에 지난하고 괴로울 수 있는 시의적인 주제를, 김진명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플롯, 빠른 속도감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향한 애정을 잃지 않는 진정성있는 문장으로 담아냈다. 김진명 작가가 선보이는 2년 만의 신작소설이다.
작가의 말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풍수가 그리 성하지는 않았으나 대신 독특한 주술의 전통이 있다. 이러한 주술은 한 사람의 생명 연장을 위해 남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대수대명의 주문을 낳기도 했고 나라의 생살을 염두에 둔 저주풍수로 나아가기도 했다. 조선총독부 촉탁이었던 무라야마 지준이 한반도로 건너와 이 땅의 풍수를 총괄한 <조선의 풍수>를 쓴 걸 보면 풍수와 총독부의 연결 또한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의 건국을 불러온 고려의 요동정벌은 철령위 사건 때문에 단행되었는데 철령의 위치가 어딘가에 대해서는 두 개의 주장이 정반대로 대치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명나라의 관소인 이 철령위의 위치에 대해 우리나라는 가장 정확할 수밖에 없는 명나라 사료들을 완전히 무시한 채 근 백년에 이르도록 한국 역사를 파괴하기 위해 만들어진 총독부 조선사편수회의 허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유하자면 프랑스가 자국 관청을 만들고서는 그 위치를 자국 역사서와 지리서에 기록해 두었건만 그 기록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다른 나라가 악의적으로 해석한 주장을 교과서를 통해 가르치는 것이다. 독일 관청은 독일 기록이 미국 관청은 미국 기록이 가장 정확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일본인. 그것도 군국주의 시대 조선을 파괴하러 온 일본학자들의 주장을 따르는 것이다. 이렇게 이상한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나. 과거 저주나 주술이라 불렸던 것들의 실체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선동이나 최면이라 볼 수 있다. 형태의 차이일 뿐 정 신과 의식을 공격한다는 점에서 일본의 역사 지리 음모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에 나는 현대의 풍수사를 등장시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수행하게 했다. 치열한 문제의식을 지닌 현대의 청년이 과거의 저주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또한, 나는 국가소멸론까지 나오는 우리나라 인구 절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독자들과 함께 생각하고 싶었다. 올해 전국 초등학교의 25%가 10명 이하의 입학생을 받았다. 지금은 교육 분야만 두드러지지만 불과 7년 후인 2030년부터는 인구 부족이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 유수의 연구소들은 우리나라 경제력이 이제 곧 바닥을 알 수 없는 곳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년 후면 세계 36개국 중 우리나라만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고 전망한다. 전세계는 사태가 이러함에도 아무 대처를 하지 않는 우리나라를 잔뜩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모든 단계의 기회를 다 놓쳐버린 데다 아무도 나서지 않기 때문에 목전의 비극을 피할 도리가 없다. 일단 이 책을 통해 하나의 방법을 그려본다. - 2023년 5월 24일 김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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