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고대영 '진범'

clint 2024. 7. 17. 08:43

 

 

살인죄로 감옥에서 복역 중인 홍식. 하지만 진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그동안 줄기차게 재심을 요구했다. 게다가 그에게는 위독한 어머니도 있어

어서 빨리 나가 어머니를 뵙고 싶어한다. 그러다가 홍식의 재심이 결정된다.

어떤 검사가 재심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이다. 그리고 난치병을 앓던

어머니도 병을 치료할 수도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해 곧 수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달 받는다. 희망이 생긴 것이다. 홍식과 검사가 대면한다.

홍식은 사건 당일 수상한 사람을 보았고 그를 조사요청 하는데,

검사는 그 사람은 이미 죽었다고 말한다.
홍식의 변호사가 홍식에게 와서 암울한 소식을 전한다. 

그 살인 사건에서 다른 유력한 용의자가 발견되었기에 

홍식의 재심이 결정된 건데, 그 다른 유력한 용의자가 다름아닌 

홍식의 어머니를 수술하기로 예정된 의사이고, 그가 진범으로 구속 되면 

홍식 어머니를 치료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홍식은 차라리 재심 포기하고 의사가 어머니 수술하게 만들겠다고 말한다.

이 소식을 들은 검사는 노발대발하여 홍식에게 지금 이 사건이 재심됨으로써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며 자기가 반드시 재심에 나가게 할 거라고 말한다.
결국 홍식의 재심 재판이 열린다. 홍식은 자기가 진범이라고 말하나 

판사와 검사는 무시하고 재판을 진행, 증인들을 부른다. 

당시 사건의 목격자, 증인들이 들어오고 모두 홍식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다.

결국 홍식의 무죄 판결을 내린다. 출소한 홍식.

그러나 어머니는 결국 돌아가셨고, 홍식은 방황한다. 

그런 그에게로 기자가 다가온다. 그러면서 홍식이 사건현장에서 본 사람이

사실 아직 살아있고, 그 사람이 검사의 동생이라고 말한다.

홍식은 검사가 동생의 존재를 숨기려고 자신에게 거짓말했고

그 의사를 어떻게든 용의자로 만들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작가의 글 - 고대영

<진범>을 구상한 것은 나의 첫 희곡집을 출간하고 6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처음에는 죄수와 검사의 본격 유무죄 입증 대결이라는 다소 가벼운 주제로 시작했다. 죄수가 유죄를, 검사가 무죄를 주장한다면 꽤 재미있는 콩트가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고민을 거듭할수록 두 사람의 대결 너머에 있는 인간의 본능과 욕구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내 주제는 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희생하고 얼만큼 욕망할 수 있는지로 귀결됐다. 자칫 이야기가 너무 무거워지면 어쩌나 걱정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후반부 법정장면을 가능한 극적으로 만들려 노력했다. 관객들이 다른 건 다 놓쳐도 이 부분만큼은 편안히 즐겨주면 좋겠다.그렇게 탄생한 <진범>은 내 두 번째 책 <바닷마을 이야기>에 수록돼 있다. 책은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의 지원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 지원금을 수령할 당시 내 글을 대학가와 연극계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약속을 지키게 돼 안도감과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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