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대교에서는 옛날이야기를 새롭게 변형해서 서술하는 전통이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예수의 이야기가
여러 번 새로운 측면에서 서술되면서 제목이 말해주듯이 "변주곡"과
같은 구조를 보인다.
작품의 중심에는 두 인물이 있다. 이들은 주인과 하인, 연출과 조연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갈등을 내재한 전형적인 인물조합이다.
주인으로서 미스터 제이는 세상의 주인이자 세상을 연출하는 신이다.
신처럼 등장한 미스터 제이는 극이 진행됨에 따라서 지적 신성을 점점
상실하게 되고 육체적, 세속적 조건 때문에 좌절하여 마지막에는 쇼를
구경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된다. 골드베르크란 이름은 누구나 그가
유대인이란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흔한 이름이다. 홀로코스트로 정점에
달한 유대인의 운명을 대표하는 골드베르크는 첫 대사에서부터 좌절을
염두에 두면서 미스터 제이와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연출자 미스터 제이로부터 계속해서 학대를 당하지만 예수로서
십자가에서의 죽음 이후 부활한 다음에 신에게 "박애정신"을 보이며
결국 초연의 막이 오르도록 만든다.

예루살렘의 극장에서 폭군과 같은 연출자 미스터 제이가 조연출 골드베르크와 함께 구약성서를 내용으로 하는 작품을 공연하려 연습중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크고 작은 사고가 터진다. 조명은 밝음과 어둠을 구분해서 보여주지 못하고 예산삭감으로 인해서 천지창조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진짜 동물대신에 장난감 동물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며,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장면에서는 실수로 진짜 피가 흐르는 등 정신없는 상황이다.
극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미스터 제이와 골드베르크 사이의 논쟁이다. 골드베르크는 피해자 역할을 계속 맡게 되어 결국에는 하느님의 아들처럼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지만 다시 돌아와 작업을 계속한다. 7일 동안의 연습이 지나고 나서 막이 오르자 바흐의 음악인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울리고 무대는 비어 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1. 천지창조의 내용의 연극, 2. 성서의 패러디, 3. 백 스테이지 코미디, 4. 유대인 학살 (반유대주의의 탄생) 등 4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구성들이 서로 섞이고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은유와 상징을 통해 작품은 인간들이 완벽할 수 있다는 생각, 인간이 세상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생각 등의 학문과 이념적 유토피아에 대해 회의하고 하느님처럼 행동하겠다는 의지는 실패하도록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공연은 창조라는 관점과 아이러니한 상황, 변증법적 구조의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운영하고자 한다. 빈 무대에 연극을 완성해 나가는 행위와 성서의 천지창조는 무에서 유의 창조라는 맥을 같이하며 이러한 창조의 주재자인 연출자는 극중 신의 역할에 중첩되며 조연출은 조력자이자 희생자 예수와 중첩되어 논쟁의 축을 움직인다. 연속되는 크고 작은 사고들, 실패하는 씬 연습 등 극 전반에 흐르는 아이러니의 효과적인 운용을 위해 모든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희극적 캐릭터를 강조하여 구축 하고자 한다. 패러디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위해 씬 전개 역시 극과 극중극의 경계를 모호하게 처리함으로써 작품의 중의적이고 상징적이며 비약적인 언어들이 중첩되고 다원적인 연극성의 틀 안에서 운용되어 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작가의 말
'난 성서가 코믹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성서에서는 항상 무엇인가가 못되고 실패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존재의 진정한 모습이다. 유일신인 성서의 하느님, 결코 두려움을 일으키는 존재가 아니라 광대와 같다. 창세기 1장부터 끝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며 일을 계획하고 조직하기를 시도하지만, 항상 실패한다. 하느님은 좀 독일적인 데가 있다. 법과 규칙을 외치면서 실현 불가능한 아이디어와 컵셉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말을 듣지 않는 인간들을 두고 끊임없이 그들의 불완전성을 탓하지만, 이는 하느님 자신의 불완전성에 대한 반영일 뿐이다."
'실패를 해야 얻는 게 있다. 그리고 실험에 실패할 권리가 없다면 실험이 아니다. 이 원칙은 배우, 연출가, 극단 대표, 청소부들에게도 적용된다. 하느님조차도 원하는 만큼 항상 신적이지 못하다. 천지창조는 사고로 가득 찬 실패작이었다."
'파국에 대한 기대는 공연 예술의 근본이다. 이는 우리가 정성껏 잘 계획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잘못될 거라고 가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오셀로가 자기 부인을 정말로 목 졸라 죽일 수도 있다고 가정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여전히 연극을 보러 오는 진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무의식에서 기인한 이유이겠지만 말이다. 불확정 상태의 원칙을 발견하기 위해서 희망과 두려움을 지닌 채 관객들은 극장 문을 들어선다. 필수적인 것의 한계를 넘어서는 자유. 연극을 카피하는 연극이 아니라 삶을 창조하는 연극."
'연극 연습은 글쓰기나 마찬가지다, 수단이 다를 뿐이다. 난 열린 마음으로 내 대본을 완결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해석이 꼭 바른 해석은 아니다. 내게 연극은 실험실이다. 자유와 질서, 즉흥성과 강제 사이의 변증법을 연구하는 실험실."
'인간이 완벽할 수 있다는 생각, 인간이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가도록 세상을 가꾸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 학문이나 사회주의가 주창하는 이 유토피아. 난 항상 의심했었다. 하느님처럼 행동하겠다는 의지는 실패하도록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점을 우리는 보게 된 것이다."

조지 타보리 (George Tabori) 프로필
1914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생
독일 베를린 및 드레스덴에서 학교에 다니다가 유대인이기때문에1933년 부다페스트로 돌아가 저널리스트 및 번역자로 활동
1936 런던으로 이주
1939- 41 불가리아와 터어키에서 특파원 생활, 첫 소설 탄생
1941 영국 국적 취득, 종군기자로 중동에서 활동
1943-47 런던 BBC에서 일하면서 소설 창작
1944 저널리스트이던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서 학살당함
1947 미국으로 이주. 헐리웃과 뉴욕에서 시나리오 및 연극 작가로 활동
브레히트와 '갈릴레오 갈릴레이" 영어판 공동작업.
브레히트, 스트린드베리, 막스 프리쉬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
히치콕을 위해 시나리오 작업.
1956 연출 작업 시작
1969 유럽으로 돌아와 런던에서 살다가 1971년 베를린으로 이주.
'식인종들"을 베를린에서 연출.
1975-1978 '브레멘 연극실험실"을 창설하고 대표로 활동.
그 이후 뮌헨에서 연극사적으로 중요한 연출 작업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유리피데스의 '메데아" 등). 그 이후 독일의 여러 극장에서 연출 활동.
1986 - 99 오스트리아 비인에서 연출활동. 이 시기에'골드베르크 변주곡"도 탄생
1999년 베를린 앙상블로 옮김, 극장 대표 클라우스 파이만과 함께.
최근 연출 작품은 브레히트의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2006)
초기의 소설과 후기의 수필 외에 약 20여 개의 희곡작품을 창작했다. 그 중 '어머니의 용기", '나의 투쟁",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많은 극단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연출되어 고정 레퍼토리가 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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