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와 극작가가 새로운 극에 대한 이야기한다.
극작가는 한 사나이와 그의 분신을 설정하고 이야기를 이끌기 시작한다.
한 사나이는 잠자리에서 자신의 분신을 만난다.
분신은 사나이가 살인죄로 사형집행을 선고 받았음을 알린다.
그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분신은 분신이 살인을 했으니 사나이가 살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사나이는 분신과 자신의 일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나이가 사형되기 전날 밤, 분신이 사나이를 감옥으로부터 구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분신은 사나이가 자기를 죽일 것이라고 말하며
사나이를 자기의 부인에게 보낸다.
분신의 부인은 분신이 죽어야만 한다며 사나이에게 죽이라고 부탁한다.
사나이는 독이 든 술잔을 가지고 내려오지만 분신의 부인에게 총을 쏜다.
사나이는 살인하지 않으려다가 살인을 하게 된 것이다.
사나이는 자신이 살인자임을 인정한다.
사나이와 분신을 술을 마시고 분신은 독이 든 술을 마셔 죽어간다.
분신은 자신이 사나이를 죽이지 않으려고 사나이에게 찾아간 것이라고 말한다.
만일 사나이가 분신의 살인죄를 자신의 살인죄로 인정한다면
사나이를 죽음에서 자유롭게 해주려던 것이다.
그러나 사나이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다가 살인을 저질렀고
결국엔 자신의 유죄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된 것이다.
연출가는 사나이에게 일어난 일을 꿈으로 처리하려고 하나 극작가가 반대한다.
연출가는 사나이의 유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연출가는 사나이의 살인은 사나이 의지가 아니므로 무죄라고 주장한다.
그는 사나이가 오는 길목에서 기다리다 사나이를 만난다.
그러나 사나이는 연출가의 변호를 거절하고 자신의 유죄를 인정한다.
분신(Doubleman)의 원작자 F. 뒤렌마트는 현대극이란 희극을 말하며 희극은 절망의 표현 내지 극복의 수단으로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극적 구성은 정통극과의 단절을 추구하며 브레히트의 서사극 형식을 도입한다. 그래서 새로울 것도 없는 극처럼 보일지 모르나 브레히트와는 엄연히 다른 극작법을 시도하고 있다. 브레히트가 현실의 재현을 통해서 역사적 비판의식을 보여준다면 뒤렌마트는 인간 자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발언하는 곳으로서 무대를 창조하고 있다. 브레히트가 세계의 역사적 변천을 영웅들의 활동에서 나타난 변화로 본다면 뒤렌마트는 사회자체의 변화 즉 집단적, 기계적 요소에 의해서 변화되어 가고 있음을 주장한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라는 거인의 발 밑에서 바둥거리는 왜소한 존재임을 지적한다. 따라서 그의 관심은 극중 사건이 아니라 내용에 문제성을 두고 있다. 환상과 현실이라는 세계를 통해서 내용의 문제성을 대비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그의 암시적인 이중성은 언어를 중시함으로써 내용의 문제성을 더욱 강조한다. 이러한 특이성은 결국 관객에게 관찰의 계기를 마련해주며 그 관찰의 계기가 뒤렌마트가 추구하는 극작의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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