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데이비드 해어 '유다의 키스'

clint 2015. 11. 10. 14:25

 

 

 

 

 

 

데이비드 헤어가 현대사회에서도 쉽사리 용납되기 힘든 동성애를 매개로 19세기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와 영국의 젊은 귀족 알프레드 경의 사랑과 배신, 영국사회의 폭력, 그로 인한 고통스런 삶의 궤적을 그린 작품이다. 사회적 일탈에 대해 가혹한 영국사회의 폐쇄성을 로마제국에 빗댄다면 이 연극은 제목이 암시하듯 예수(오스카 와일드)와 마지막 순간에 그를 팔아넘겨버린 유다(알프레드 더글러스), 예수를 지키지만 세 번 부인하는 베드로(로버트 로스)의 줄거리와 놀랄 만큼 닮았다.
작가로서의 능력이 절정에 오른 오스카 와일드는 퀸스베리 후작의 아들 알프레드 더글라스와의 동성애 문제로 소송에 휘말린다.
1막이 오르면 화려하게 잘 꾸며진 호텔 방에 알프레드와 오스카의 첫 번째 애인이었던 로스가 오스카의 재판 건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그 사이 오스카가 도착하고, 로스는 그에게 재판에서 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해외로 도피할 것을 종용한다. 한편 알프레드는 끝까지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부추긴다. 오스카는 포도주를 곁들인 근사한 점심을 주문해 먹으면서 영국 본토 내 소수인인 아일랜드 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소외감과 불이익에 대해 언급하며 영국 정보와 사회에 대해 냉철한 해석과 신랄한 비판을 한다. 결국 오스카는 알프레드가 있는 영국에 머무르기로 결정하고 체포된다. 그 순간까지 로스는 오스카의 곁을 지키고, 알프레드는 변호사인 사촌과 이미 몸을 피한 후이다.
2년 후 출감한 오스카와 알프레드는 이탈리아의 나폴리 근처에 거주한다. 알프레드는 현지의 많은 남성들과 연인 관계를 맺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 오스카는 알프레드를 지켜보며 글쓰기에 전념하지만 이미 그의 창작능력은 거의 쇠퇴하였다. 이들은 경제적인 문제, 현재 자신들의 처지와 인생 자체에 대해 애증관계가 드러나는 논쟁을 벌인다. 결국 알프레드는 오스카의 침묵의 행동에 다시 한 번 격분하며 그를 비겁하다고 몰아세운다. 이때 로스가 이들을 방문한다. 그는 오스카에게 부인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오스카가 알프레드를 떠나지 않는다면 결국 부인은 이혼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사랑하지만 자유롭고 싶은 오스카는 로스의 애정어리지만 도덕적인 충고에 화를 내며 자신을 옹호한다. 결국 오스카를 설득하지 못한 로스는 가진 돈을 남겨 둔 채 떠난다. 외출에서 돌아온 알프레드는 상황이 나쁘게만 전개되는 탓을 오스카에게 돌리며 둘은 말다툼을 한다. 알프레드는 자신에게는 가족이, 특히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오스카에게 새삼 강조하며 자신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오스카에게 놓아줄 것을 부탁한다. 그 대가로 그의 어머니가 얼마간의 돈을 오스카에게 지불할 것이라 말한다. 알프레드는 떠나고, 오스카는 자연으로부터 위로를 얻으며 책을 읽기 시작한다.

 

 

 

 

 

 

 

현대 영국에서 가장 왕성한 극작가로 알려져 있는 해어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영국이라는 캔버스에다 실제 땅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상상의 이야기와 인물들을 통해 그려내는 것”으로 비유하였다. 즉, 그의 작가로 서의 정체성은 "사회적 논평자”로서 연극과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조합해 왔는지 과정에서 발견된다. 그에게 연극은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만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없다면, 어떻게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묻고 대답하는 공간인 셈이다. 물론 그의 작품들이 정치적인 메시지를 함축할지라도 그의 극의 생명력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이데올로기적으로 유형화된 인물을 내세우는 대신, 심리적으로 내면화된 인물들이 플롯 안에서 그들의 생각을 말과 행위에 자연스럽게 침전시켜 극적 사건으로 용해시키는 그 정교함에 있다 할 것이다. 해어가 1996년에 발표한 〈유다의키스〉는 이제는 전설로 남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의 비극적 삶을 빅토리아 영국이라는 캔버스에 담아 치명적 연인이었던 알프레드 더글라스 (Lord Alfred Douglas)와 죽을 때까지 충실한 친구로 남은 로스(Robert Ross)의 세 사람의 관계로 초점을 모아 그려 낸 작품이다. 〈유다의 키스〉 는 오스카 와일드의 신화를 재연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19세기 빅토리아 사회의 도덕, 계급, 법 제도에 대한 풍자를 서슴지 않는다. 한편으로, 이 작품은 "지난 100 년간 죽은 또 다른 작가에 대한 사랑의 연애편지”를 통해 와일드의 신화를 재구축하며. 주인공에게 작가 자신이 동화되는 과정의 글쓰기의 서술 양식에서 주목할 수 있다. 해어는 와일드의 신화를 재구축하면서 와일드의 삶 자체를 한편의 비극으로서 플롯과 인물, 언어의 요소로 풀어낸다. 와일드가 스스로를 "나의 시대의 예술과 문화에 대해 상징적인 관계에 있는 자" 로서 정의한 것처럼 해어 역시<유다의 키스〉에서 이 시대의 문제를 들추어낸다.

 

 

 

 

오스카 와일드

 

극의 배경
1895년, 퀸스베리 (Queensberry) 후작은 아일랜드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와 자신의 아들 알프레드 더글라스의 동성애 소문에 격노하여 와일드의 클럽에 들이닥쳐 그에게 '남색 질을 한' 자라는 비난의 쪽지를 남겼다. 와일드는 그러한 도전장을 모른 채할 수 없다고 결정하고, 범죄에 해당하는 중상에 대해 후작을 고발하려한다. 이에 후작은 와일드에 대해 불리한 중언을 할 젊은이들을 찾아 복수를 하려했다. 와일드는 후작이 젊은이들의 이름을 손에 넣은 것을 알았음에도 소송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틀 만에 와일드가 비공개 소송에 패소하자 이번엔 그 자신이 '남자 사이의 천박한 부적절한 행위'로 1886년 제정된 형법 11조에 해당하는 죄목으로 공개 소송에 휘말린다. 1897년 5월 19일, 와일드는 감옥에서 2년을 지낸 후 출감한다. 그는 당장 해외로 떠나 1900년 죽을 때까지 영국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