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샤를 페로 '신데렐라'

clint 2023. 12. 1. 20:01

 

 

1697년 샤를 페로가 《교훈이 담긴 옛날 이야기 또는 콩트》라는 모음집에 다른 작품들과 함께 수록하여 출판하였다. 정확한 제목은 《상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이다. 잘 알려진 영어판은 페로의 동화를 번역한 것이다. 대략적 줄거리는 계모와 이복언니들의 괴롭힘을 받으며 재투성이(불어 Cendrillon 셍드리용:) 신데렐라는 왕자가 개최하는 무도회에 요정 할머니의 마법에 도움을 받아 참석하게 된다. 하지만 마법은 자정 12시까지만 유효하다. 왕자와 춤을 추던 신데렐라(Cendrillon)가 시간에 쫓겨 도망쳐 나오다 유리구두 한 짝을 떨쳐놓고 온다. 왕자는 신발의 주인공인 신데렐라를 찾아 나서게 되고 결국 둘은 결혼에 이른다. 신데렐라 는 계모와 이복언니들을 용서하고 귀족 청년들과 결혼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름의 유래는 ''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cenere(체네레) '~하는 사람'을 뜻하는 tola(톨라)가 붙은 '재투성이'. 다른 언어권에서도 대충 이런 식으로 각 언어에 맞게 번역하였다. 신데렐라이야기를 영어 동화로 많이 접하고, 디즈니 영화에서는 본명이 엘라(Ella)로 여기에 재를 뜻하는 신더(Cinder)를 합쳐 신데렐라(Cinderella, 재투성이 엘라)가 되었다는 설정을 넣은 것이 유명해진 탓인지 신데렐라의 본명을 엘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위에 소개한 샤를 페로가 기록한 프랑스 민담버전으로,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계모와 언니들한테 구박 받는 인생을 살지만 요정이 마법으로 만든 호박 마차와 유리 구두 한 짝 덕분에 왕자와 결혼하여 왕자비로 인생 역전하는 여인의 이야기이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친어머니를 잃은 뒤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맞아들이나, 아버지가 계모에게 눌려 지낸다든지 외국으로 멀리 떠나게 되어 계모와 의붓언니들에게 늘 구박만 받고 궂은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왕자의 신붓감을 구하기 위한 무도회 소식을 듣게 되지만 계모가 집에 남아 일을 하라고 시켜 집에 혼자 남을 수밖에 없었다. 혼자 남은 신데렐라 앞에 요정이 나타나 요정의 도움으로 어찌 저찌 드레스를 얻고 마차와 말, 유리 구두를 마련하고 화려하게 꾸민 뒤 성의 무도회장으로 향한다. 무도회장에 들어온 신데렐라의 화려한 모습이 왕자의 눈에 띄고, 왕자는 신데렐라와 함께 여러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춘다. 그녀는 12시엔 마법이 풀린다는 요정의 경고를 잊고 무도회를 즐기다 뒤늦게 종이 12번 치기 직전 간신히 성을 빠져나오나 너무 서두른 나머지 계단을 뛰어내려오다 그만 유리 구두 한 쪽을 계단에 떨어뜨리고 간다. 그 뒤 그녀를 잊을 수 없었던 왕자는 "이 유리 구두가 발에 딱 맞는 아가씨와 결혼하겠다"고 선언, 이후 나라의 모든 아가씨들을 찾아다니지만 전부 구두에 발이 안 맞아 좌절하다 우연히 수행원들과 함께 신데렐라의 집에 들려 집안일을 하는 그녀에게 구두를 신겨 발이 구두에 딱 맞자 아내로 맞아들여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어느 판본에는 계모와 언니들이 뉘우치거나 용서해달라고 간청하는 구절이라든지 신데렐라가 계모의 딸들에게 좋은 신랑감을 구해줘 결혼시켜주는 이야기도 있다.

재밌는 건 신데렐라가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장에 나타났을 때 계모와 언니들은 그녀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며 왕자 역시 신데렐라의 집에 들렸을 때 집안일을 하는 그녀를 전혀 못 알아보다 요정이 나타나 드레스를 입혀주고 나니 그제야 알아봤다. 몇몇 이야기에서는 요정이 계모와 언니가 신데렐라를 알아보지 못하게 마법을 걸어 놨다는 내용도 있다.

 

 

신데렐라에서 로맨스 경향이 강화된 건 디즈니를 위시한 현대영상물이 자본과 결탁해 일어난 일이다. 여기서는 신데렐라와 왕자가 진작부터 인연이 있기도 하고 명백하게 정략적인 냄새를 풍긴 원작과는 달리 진실한 사랑으로 맺어진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심지어 신데렐라가 아무 고난이나 고통을 겪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냥 좀 평범하고 경제 사정이 좋지 못한 가정 출신으로도 묘사된다. 단 디즈니 만화의 신데렐라는 재산과 직위 모든 것을 잃고 하녀 생활을 하며 이에 굉장히 분해하지만 반항하지 못하는 처지다. 그리고 무도회를 꿈꾸는 낭만적인 소녀이지만, 새어머니와 두 언니에게 무참하게 드레스가 찢겨 진다. 그리고 요정 대모가 나타나 호박 마차와 유리 구두를 얻는다.

이 희곡으로 각색된 버전은 정진수씨의 각색본이다. 주된 내용은 샤를 페로의 내용을 원작으로 삼았고 이복 언니가 세 명이 나온다. 여타 각색본 보다는 너무 아동용이지 않아 여러 계층을 위한 공연용으로 알맞은 대본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