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에에자나이카'

clint 2023. 5. 22. 12:43

 

에에자나이카” '괜찮지 아니한 가! 될 대로 되라'라는 뜻의 제목이다.

연극 '에에자나이카'는 에도말기(1867) 일본의 민중들 사이에 갑자기 폭발적으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을 기초로 만들어진 것으로 도쿠가와 봉건제도의 붕괴, 그리고 메이지 신정부의 탄생이라고 하는 근대 일본 전환기의 한 가운데에서 일어난 이름도 없는 민중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다.

 

 

1866년 료고쿠는 에도 제일의 환락가로, 이곳에 모여 사는 하층 예인들은 우두머리인 긴조의 보호와 감시아래 잡스럽고 외설스러운 춤과 노래, 기예들로 생계를 꾸려 나간다. 마고시치는 시나노의 농민봉기를 주도했던 인물로 그의 아버지가 봉기주도의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하자 법의 사각지대인 료고쿠로 찾아와 이곳 사람들과 패가 된다. 료고쿠는 세상을 향한 거부와 반란의 노랫소리로 붉은 혼란의 조짐이 가득해진다. 어선의 주방에서 일하던 겐지는 가나가와 앞바다에서 난파되어 가족과의 연락이 끊긴 채 미국에서 생활하다 6년만에 고국에 돌아왔으나 어처구니 없는 이유들로 감옥에 갇힌다. 감옥에서 의문의 사나이 이토만을 만나게 되고, 둘은 이토만이 만들어 둔 탈출로를 통해 탈출에 성공한다겐지와 이토만은 겐지의 부인을 찾아 고향 조우슈로 가지만, 이곳은 악덕상인의 가혹한 조세에 시달려 피폐해져 있고 겐지의 부인인 이네는 이미 옛날에 팔리고 없었다. 또 다시 이네를 찾아 료고쿠로 간 겐지는 그 곳에서 외설적인 쇼를 하고 있는 이네를 만난다. 겐지는 이네를 데리고 자유의 땅이라 생각하는 미국으로 가고 싶어하지만, 이네와 료고쿠의 사람들은 료고쿠 일대는 세상의 극락이다라고 생각하며 이곳에서의 생활을 즐긴다. 한편, 에도막부의 간부와 친밀한 관계였던 긴조는 막부의 반대파인 사쓰마와도 손을 잡아 에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봉기를 일으켜 혼란을 만들어내라는 거래를 받아 들인다.

이네와 함께 도망가려다 붙잡혀온 겐지는 미국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긴조와 그 일당은 료고쿠에도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이네 또한 료고쿠 생활에 만족해 하며 미국에 가기를 거부한다. 한편 긴조는 새로운 일거리라며 료고쿠의 일당들에게 조우슈에 가시 농민봉기를 일으키라고 지시한다. 겐지는 땅을 얻기 위해 봉기에 동참하고 이네는 료고쿠에 남는다. 조우에서 일어난 농민들의 봉기에 땅과는 거리가 먼 료고쿠의 하층인들과 겐지, 이토만이 동조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주의 함정에 빠지 이네의 아버지인 도라마쓰와 동생인 센마쓰가 참혹한 죽음을 맞게 되고 겐지는 이에 분노하여 지주를 죽이려고 한다. 그러나 이네는 겐지를 설득하여 료고쿠로 돌아온다. 사쓰마에게 가족을 몰살당했던 이토만은 가족을 잃은 원한을 갚기 위해 사쓰마의 무사를 죽이고, 겐지는 봉기의 관망자가 아닌 참여자, 신동자로서 긴조의 제지에도 굴하지 않고 싸워나간다. 자유와 진정한 삶을 향한 군중들의 함성 '에에자나이카는 료고쿠의 가설흥행장에서 밀려나와 에도시대까지 퍼져 나가는데………

 

 

에도시대 : 정권의 본거지가 에도(현 도쿄)였던 시대로, 정권의 주인공인 도쿠가와의 성을 따서 도쿠가와 시대'라고도 한다. 엄격한 신분제도의 사회였으며, 소수의 무사계급이 농민과 공상(工商)을 모두 지배하였다. 이 작품의 배경인 에도시대 말기는 도쿠가와 봉건제도 붕괴, 메이지 신정부의 탄생. 해외 열강의 위협 등으로 매우 혼란스러웠던 근대 일본의 전환기이다.

 

 

작가의 글 - 이마무라 쇼헤이

영화든 연극이든 대본을 쓰고 있을 때가 제일 즐거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는 예산이나, 배우들의 연기력 등은 생각하지 않고 최고의 조건만을 생각하면 되기 때문이다. 각자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을 심리적인 모순없이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피가 흐르는 생명으로 탄생시켜 서로 갈등하게 하고 거기에다 의외의 상황까지 부여하려면 나름대로의 고통이 따르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그것이 즐거운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전부터 1866년에 있었던 '에에자나이카 운동과 관련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가능 하다면 뮤지컬 형식의 연극으로도 만들고 싶었다.

조우에서 사냥꾼의 딸과 아들이 결혼을 한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어선을 타며 생계를 유지하게 되는데 불행히도 어선이 난파되어 표류를 하다가 미국의 포경선에 의해 구조되어 6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을 한다. 이 사람이 주인공 겐지다. 여주인공인 젊은 아내 이네는 행방 불명이 된 남편을 기다렸지만 농촌은 경제 대불황에 직면하게 되고 집안을 책임지기 위해 에도의 사창가로 팔려간다. 이네는 료고쿠의 예능인 집단 우두머리의 눈에 들어 '간판 여배우'가 되고 스트리퍼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겐지는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악의 소굴에서 몰라보게 변한 모습으로 만신창이가 된 채 살고 있는 이네를 만나기 위해 귀국하지만 그녀 때문에 난처한 일들을 겪게 된다. 순정을 간직하며 살아온 남편은 아내에게 걸었던 모든 기대가 하나둘 깨지고 미국으로 도망치겠다는 계획도 수포로 돌아간 채 료고쿠에서 진흙투성이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강한 사랑의 힘을 깨달아 아내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관리의 손에 의해 죽음 당하게 된다.

대본을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너무나 통속적인 것 같다. , 통속적이라도 상관은 없지만 과거에 이미 만들었던 영화 패턴을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 싫증이 난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줄거리를 확인하고 세부사항을 점검해 본다. 점검하는 방법은 항상 '정말 그런 가? 라고 나 자신에게 되묻는 것이다. 정말로 그런 가? 여기에 거짓은 없는가? 거짓이 없다면 좀 더 재미있는 다른 이야기는 없을까?

이마무라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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