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관리의 죽음'은 체호프라는 작가는 몰라도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유명한 단편이다.
닐 사이먼의 ‘굿닥터’에도 ‘재채기’로 각색되어 자주 연극 공연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오페라 극장에서 재채기를 해버린 체르뱌꼬프.
그의 침은 바로 앞줄 특석에 있던 장관에게 튀고 말았다.
결례를 범했다는 생각에 공연 중에 용서를 구하고, 그것으로 부족하다 싶어
공연 사이 쉬는 시간에 또 용서를 구했다.
집에 돌아와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다시 마음을 먹고
장관의 사무실로 찾아가서 또 사과를 하지만,
장관은 이런 체르뱌꼬프를 어이없어하며 돌려보낸다.
체르뱌꼬프는 또 다시 장관의 사무실로 찾아가 용서를 구하지만,
결국 장관이 격노한다.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로 짧은 단편이 끝난다.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자학을 넘어 자기 파괴의 결과를 낳았다.
'구더기'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사람의 상급관리에 대한 태도는
예의라고 부를 수도 없는 병적인 것이다.
그런 병적인 집착으로 죽음에 이르는 어리석음이
어찌 이 소설의 주인공만이라 할 수 있을까.
정작 중요한 것은 무시하고 사소한 것에는 목숨을 건다.
체홉이 드러내려는 것은 당시대 인들의 죽어가는 정신 상태였고,
그것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본다. 어차피 인생은 오해와 착각의 연속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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